유로존 4분기 성장률 0.3%, 전년 대비 1.3%↑
서비스업 완만한 성장, 수출 부진 여전히 부담
달러 약세로 유럽 수출 가격 경쟁력 위협
독일, 3년 만에 분기별 최고 성장에도 장기 과제 남아
유럽중앙은행, 금리 인하 가능성 염두에 두고 경제 동향 주시

유럽 경제가 지난해 말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미국의 높은 관세 논란을 넘어섰다고 AP통신이(현지시간 30일)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세를 보이는 유로화가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유럽연합 통계청에 따르면 유로화를 사용하는 21개국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0.3%로, 3분기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3% 성장했다.
올해 초 우려됐던 경기 침체 가능성은 예상보다 완만한 성장세로 일단 진정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위협했으나, 협상 끝에 관세는 최대 15%로 제한되면서 기업들은 어느 정도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다만 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관련 EU 회원국에 대한 관세 인상 위협을 다시 제기하면서 불확실성이 잠시 되살아났고, 이후 위협은 철회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유럽의 서비스업, 즉 이발소부터 의료 서비스에 이르는 다양한 산업은 S&P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 조사에서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수출은 여전히 부진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개선 조짐을 보였다. 소비자들은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로 낮아지고 임금이 오르면서 구매력이 높아져 지출 의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유럽 경제의 가장 큰 변수는 달러 약세다. 여기에 더해, 미국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가 지명된 사실도 달러 가치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해, 유럽 경제의 수출 경쟁력과 ECB 정책 결정에도 간접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달러 가치는 4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유럽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달러 약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미국 경제 성장 둔화 우려와,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제롬 파월에 대한 정치적 압박으로 미국 중앙은행의 역할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유로화는 지난 12개월간 달러 대비 14.4% 상승했으며, 금요일 기준 1.19달러에 거래됐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경우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해 성장률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목요일 열린 ECB 금리회의에서는 금리가 동결됐다.
독일은 4분기 성장률 0.3%를 기록하며 최근 3년간 분기별 최고 성과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단기·장기적 도전 과제는 남아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가 추진한 인프라와 국방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지는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독일은 0.2% 성장하며 2년간의 경기 후퇴를 벗어났다. 독일 정부는 올해 성장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1%로 하향 조정했다.
AP통신은 독일 경제가 높은 에너지 비용, 숙련 노동력 부족, 중국과의 경쟁 심화, 인프라 투자 부족, 과도한 규제 등 여러 문제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27개 EU 회원국 전체 경제도 지난해 4분기 0.3%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1.4% 성장했다. 모든 회원국이 유로화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지난 1월 불가리아가 가입하면서 유로존은 21개 회원국으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