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전기 픽업 F-150 라이트닝 생산 중단…EV 전략 대폭 수정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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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16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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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2025-12-16 20:59

포드, 전기 F-150 라이트닝 생산 중단
전기차 수익성 악화와 소비자 수요 감소가 결정적 요인
테네시 공장, 가솔린 트럭 생산으로 전환
2030년까지 전 세계 판매 절반 하이브리드·확장형 전기차 목표
미국 내 EV 정책 변화와 충전 인프라 한계도 영향

사진 속 차량은 내연기관 2024년형 F-150 XLT 모델 / 사진출처 : 포드 모터 컴퍼니 공식 계정

미국 자동차 제조사 포드가 전기차 전략을 대폭 수정하며 야심차게 추진해 온 전기 픽업 F-150 라이트닝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수익성 악화와 소비자 수요 감소가 배경이다.

포드는 그간 업계 동료들과 함께 전기차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이번 결정으로 기존 F-150 라이트닝 대신 주행거리를 늘린 확장형 전기차 모델로 전략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테네시주 블루오벌시티 내 전기차 생산센터는 테네시 트럭 공장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기존 가솔린 트럭 생산으로 전환한다. 오하이오 조립공장에서는 새로운 가솔린 및 하이브리드 밴을 생산할 예정이다.

포드는 2023년 이후 전기차 사업에서 13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특히 4분기에만 약 195억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짐 팔리 최고경영자는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소비자 중심의 변화로, 보다 강하고 탄탄하며 수익성 높은 포드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운영 환경이 변했고, 이제 우리는 자본을 고수익 성장 기회로 재배치하고 있다. 트럭과 밴, 하이브리드, 배터리 에너지 저장 사업과 같은 고마진 기회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판매량의 절반을 하이브리드와 확장형 전기차,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17%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자동차 시장 분석가 샘 피오라니는 "F-150 라이트닝 생산 중단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트럭 생산량이 공장 수용량을 채우지 못했다"며 "기존 가솔린 모델을 전기차로 전환한 전략이 초기 비용을 줄이는 데 유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블루오벌시티의 향후 방향이 불확실했으나 이번 발표로 대규모 공장의 운영 방향이 확실해졌다. 합리적인 가격대의 차량을 라인업에 추가하는 것은 시장에서의 큰 공백을 메우는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간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전동화 계획을 조정해왔다. 지난해 미국 신규 차량 판매에서 전기차 비중은 약 8%에 불과했다. 구매 가격 부담과 충전 인프라 부족이 주된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기준 전기차 평균 거래 가격은 5만 8638달러로 전체 신규 차량 평균 가격 4만 9814달러보다 높았다.

한편, 주행 중 충전소 접근성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가정용 충전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으며, 모든 소비자가 가정 내 충전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책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기차 친화 정책을 대폭 축소하며, 조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였던 2030년 미국 내 신규 차량 절반 전기차 판매 목표를 낮추고, 세제 혜택을 축소했으며 배출가스 규제 완화도 제안했다.

피오라니는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느린 것과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서 모든 자동차 제조사가 전략 재검토에 나서게 됐다"며 "전기차가 미래임은 분명하지만, 산업 전환은 자동차 회사들이 예상한 것보다 더 오래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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