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5.1% 증가, 반도체 중심 IT 업종 회복세 뚜렷
설비투자 4.8% 증가…건설투자도 전기 대비 반등
GDI 12.3% 급증, 소득 증가율이 성장률 크게 상회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 회복에 힘입어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1분기 GDP는 전기 대비 1.7% 증가하며 직전 분기의 감소 흐름에서 반등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성장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기 대비 7.5%, 전년 동기 대비 12.3% 각각 증가하며 GDP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이 GDP보다 더 크게 늘어난 것은, 우리나라가 물건을 더 많이 생산해서라기보다는 반도체 같은 주요 수출품 가격이 오르고 수출 조건이 좋아지면서 같은 생산으로도 더 많은 돈을 벌게 된 상황을 의미한다. 이런 경우는 보통 수출이 잘 되는 시기에 나타나며, 당장은 소득이 크게 늘어 긍정적이지만 수출 가격 흐름에 따라 변동이 커질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성장률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평가되며, 연간 성장률 2.0% 달성 가능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1분기 실적이 분기별 평균 성장 경로를 웃돌면서 올해 경기 흐름의 출발이 예상보다 강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지출 측면에서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증가하며 성장을 뒷받침했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 소비 증가에 힘입어 0.5% 늘었고, 정부소비도 0.1% 증가했다. 총고정자본형성은 2.8% 증가로 전환되며 투자 부문이 개선됐으며, 특히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4.8%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으나 전기 대비로는 증가 전환됐다. 수출은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을 중심으로 5.1% 증가했고, 수입도 3.0% 늘었다. 이에 따라 순수출이 성장에 기여하며 전체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성장을 주도했다. 제조업은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생산 증가에 힘입어 3.9% 성장했으며, 건설업도 같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금융·보험업과 문화 및 기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0.4% 증가했다. 농림어업과 전기가스수도사업도 각각 4.1%, 4.5% 증가했다.
최종수요 기준으로 보면 수출과 내수가 모두 성장에 기여했다. 내수는 0.4%포인트 기여했으며, 이 중 최종소비지출이 0.2%포인트를 차지했다. 투자 항목인 총고정자본형성은 0.6%포인트 기여했고, 설비투자는 플러스로 전환된 반면 건설투자는 제한적인 증가에 그쳤다. 수출은 1.7%포인트를 기여하며 성장세를 견인한 반면, 재고 변동은 -0.3%포인트로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2025년 1분기에는 경기 둔화 흐름이 나타났으나, 2026년 1분기는 수출과 설비투자 회복이 맞물리며 성장세가 반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번 회복세는 반도체 등 일부 수출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대외 경기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중동 지역 정세 불안, 국제유가 상승, 글로벌 통화긴축 기조 등 외부 충격 요인이 맞물릴 경우 성장과 물가 모두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GDI 증가 역시 반도체 등 수출 단가와 교역조건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향후 수출 가격 흐름에 따라 소득 개선 폭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