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척 갇힌 페르시아만, VLCC 운임 사상 최고…세계가 긴장”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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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3-04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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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026-03-04 23:42

전 세계 주요 컨테이너 선사, 호르무즈 해협 운항 전면 중단
132척 컨테이너선·750척 선박, 페르시아만 내 갇혀 운항 차질
브렌트유 10% 급등, VLCC 운임 사상 최고치…전쟁 위험 보험 취소
트럼프, 미 해군 호위와 정치적 위험 보험 제공 발표
호르무즈 해협 장기 폐쇄 시 전 세계 경기침체 경고

사진: 로테르담 항구에 정박한 COSCO SHIPPING LEO, 위키미디어 kees torn, CC BY-SA 2.0 라이선스

3월 1일, 중국 COSCO 해운은 페르시아만에 있거나 페르시아만으로 향하는 모든 선박에게 “안전 수역으로 이동하여 대기하거나 정박할 것”을 지시했다. 덴마크 머스크는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중단하고 수에즈 운항도 일시 중단했다. 로이터 통신과 CMA CGM 공식 자료에 따르면 MSC는 중동 향 전 세계 화물 예약을 무기한 중단했으며, 하파크로이드 역시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중단하면서 이를 “선택이 아닌 필수 조치”라고 밝혔다. CMA CGM은 걸프 지역으로 향하는 모든 선박에 대피 명령을 내렸고, 일본계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사 ONE은 페르시아만과의 신규 예약을 일시 중단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 기준 상위 5대 선사를 포함해 전 세계 주요 컨테이너 선사들이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 운항을 중단한 것이다.
현재 상황에서 발생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다.

라이너리티카에 따르면 월요일 기준, 132척의 컨테이너선이 총 45만8천 TEU(20피트짜리 표준 컨테이너 환산) 용량으로 페르시아만 내에서 출항하지 못하고 갇혀 있는 상태다. ONE의 제레미 닉슨 CEO는 TPM26 회의에서 총 750척이 갇힌 것으로 추산하며, 이는 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약 10%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3월 2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단 7척에 불과해 정상 수준과 비교하면 사실상 통항이 거의 멈춘 상태다. 이 중에는 유제품 운반선 1척, 벌크선 1척, 나머지 5척은 유형이 확인되지 않거나 기타 선박으로 분류됐다. 그래프에서 하늘색은 들어오는 선박(Inbound), 노란색은 나가는 선박(Outbound)을 나타내며, 점선으로 표시된 합계는 평균 100척 이상을 기록하던 흐름에서 2월 28일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3월 2일 급격히 7척으로 줄어든 상황을 보여준다 / 그래픽: 윈드워드 보도자료 캡쳐


윈드워드 데이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은 최근 7일 평균 대비 81% 감소했다. 비지온은 운항 중인 화물 13만5천 TEU가 거의 40억 달러, 우리 돈 약 5조 8,696억 원 상당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추정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일일 원유 공급량의 20%, LNG 수출량의 22%를 처리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영국 해운 컨설팅 전문기관 드루리는 파이프라인 우회 능력을 하루 400만 배럴로 추정하며, 이로 인해 1,10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위험에 노출됐다고 분석했다.

국제 유가 브렌트유는 10% 이상 상승해 배럴당 약 82달러를 넘어섰으며, 천연가스 가격은 카타르에너지의 생산 중단 이후 약 50% 가까이 급등했다.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운임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하루 약 42만3,736달러로 치솟았다. 전쟁 위험 프리미엄은 48시간 만에 선박 보험 가치의 0.2%에서 1%로 급등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5개 주요 P&I 클럽은 3월 5일부로 전쟁 위험 보험을 취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선물은 일부 해운 전문 매체 분석에서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고 전해졌다. 덴마크계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사 머스크는 20피트 컨테이너(TEU)당 1,800달러의 긴급 할증료를 부과했다.

포춘과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미 해군이 필요시 호위할 수 있으며, 정치적 위험 보험과 보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급등한 운임과 전쟁 위험 프리미엄으로 불안정해진 글로벌 에너지 운송을 안정화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그러나 외신 분석에서는 군사 호위와 보험 제공만으로는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는 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23년 후티 반군이 홍해를 방해했을 때, 수에즈 운항은 82% 감소하며 전 세계가 위기를 느꼈다. 그러나 홍해는 우회로가 존재한다. 수에즈 운항 대신 희망봉을 돌아가는 경로로 재운항이 가능하며, 운항 시간이 10~14일 늘어나지만 화물은 계속 이동할 수 있다. 반면 호르무즈 해협은 대체 경로가 없다. 페르시아만과 외해를 연결하는 유일한 해상 통로이며, 해협이 폐쇄되면 2024년 1,550만 TEU를 처리한 제벨 알리 항만도 사실상 차단된다. 화물은 느려지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멈춘다.

포춘 보도에 따르면 로버트 매칼리(Robert McNally) 라피단 에너지 그룹 대표는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폐쇄될 경우, 이는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를 확실히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5대 선사가 48시간 내 독립적으로 동일한 결정을 내린 것은 단순한 조심이 아니라, 사실상의 ‘판결’에 해당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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