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체포로 혼란 속 베네수엘라, 트럼프 ‘부통령과 협력’…마차도 권력 이양 주장”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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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1-0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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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026-01-04 12:21

마두로 체포 직후 카라카스, 시민 불안과 장사진 속 혼란
트럼프 “미국이 일정 기간 베네수엘라 직접 통치” 선언
부통령 로드리게스, 군부 영향력 속 권한 확보 과제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트럼프에 권력 이양 시도했으나 사실상 배제
중국 특사 방문 직후 미국 군사작전…국제적 긴장 최고조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자신을 “베네수엘라인이자 세 자녀의 어머니, 엔지니어이자 자유주의자이며 대통령 후보”라고 소개했다. (2023.10.27)

미국 군사작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체포된 이후,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혼란 속에서 누가 국가를 통치하는지 이해하려 애쓰고 있다. 이번 작전은 수개월간의 준비 끝에 1월 3일 새벽 카라카스에서 실행됐으며, 마두로 대통령은 포트 티우나 군사시설에서 체포됐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현재 미국 통제 하에 있으며, 뉴욕에서 형사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베네수엘라 인구 약 2,900만 명의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체포 직후 시민들이 불안에 휩싸이며 거리가 비었고, 슈퍼마켓과 주유소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다. 한 시민 후안 파블로 페트로네는 “내일은 어떻게 될까? 앞으로 한 시간조차도 알 수 없다”며 불안을 토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일정 기간 동안 베네수엘라를 통치할 것”이라고 밝히며, 마두로 대통령의 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와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드리게스는 2018년부터 부통령으로 재직하며 국가의 석유경제와 정보기관을 관리해온 핵심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는 베네수엘라를 재건하기 위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조치를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 대해서는 “국내 지지와 존경이 부족해 국가를 이끌기 어렵다”며 사실상 배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게스가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와 장시간 협의하며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고 밝혔음을 전했다.

현재까지 베네수엘라 주요 관료들은 생존해 있으며, 미국의 통치가 즉각적으로 실행된 흔적은 없는 상태다.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국영 TV를 통해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며, 미국의 군사작전을 유엔 헌장 위반으로 규정했다. 그녀는 “이 나라에는 오직 한 명의 대통령이 있다. 그의 이름은 니콜라스 마두로다”라고 강조하며 당 내부 단결을 호소했다.

군 당국도 단호한 대응을 예고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국방장관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그들은 우리를 공격했지만 결코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다”고 선언했다. 내무장관 디오사도 카베요는 시민들에게 거리로 나와 국가 주권을 지키라고 촉구하며, 일부 시민들은 미국 국기 소각 등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대부분 시민은 두려움으로 실내에 머물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로드리게스가 헌법상 대통령 승계 절차에 따라 이미 권한을 행사했다고 언급했지만, 실제 취임식이나 공식 선언은 없었다. 방송에서는 그녀를 여전히 부통령으로 표시했으며, 미국과 협력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이 확인되지 않았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 부재 시 1개월 내 새 선거를 실시해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상황이 미국의 군사 개입이라는 전례 없는 사건과 맞물려 일반적 승계 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지 논쟁 중이다.

베네수엘라의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유엔에서 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2019.09.28) /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 공식 계정


로드리게스는 영국과 프랑스에서 교육을 받은 법률가로, 혁명가 후고 차베스 시절부터 국제무대에서 베네수엘라를 대표해왔다. 그녀와 남동생 호르헤 로드리게스는 마두로 정권이 통제하는 국회에서 활동하며 좌파 운동 내 높은 신뢰를 쌓았다. 특히, 로드리게스는 석유 산업과 월가 내 미국 기업들과의 연결고리를 유지해 왔으며, 일부 공화당 인사와 협상을 통해 미국 주도의 정권 교체를 최소화하고 자국 이익을 보호하려는 전략을 펼쳤다. 과거 블랙워터 창립자 에릭 프린스와 트럼프 특사 리처드 그렌넬과 협력한 경험도 있다.

로드리게스는 영어에 능통하며, 군부 강경파와 달리 비교적 시장 친화적이고 국제적 감각이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그러나 카베요를 비롯한 군부 내 핵심 인사들은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일부는 미국에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군부의 영향력과 권력 구조가 로드리게스의 통치력 확보에 큰 변수라고 분석한다. 툴레인대 사회학 교수 데이비드 스밀데는 “군부가 여전히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로드리게스의 권한은 제한될 수 있다”며 “그러나 전례에 따라 지도자들이 단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마차도는 트럼프 기자회견 직전 동료 외교관 에드문도 곤잘레스에게 헌법적 권한을 행사할 것을 요구하며 권력 이양을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사실상 차단했다. 마차도는 아직 미국 측 발언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1월 2일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 특사 취우 샤오치가 카라카스를 방문해 마두로 대통령과 회동하고 있다 / 사진: 프리랜서 언론 계정 ‘앵무새'


한편, 1월 2일 중국 시진핑 주석의 특사 취우 샤오치가 카라카스를 방문해 마두로 대통령과 회동했다. 이번 회담에는 로드리게스 부통령과 외교부 장관 이반 질도 참석했으며, 에너지, 인프라, 금융 등 600여 건 이상의 협력 현황을 점검했다. 중국은 현재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수출국으로 하루 약 60만 배럴 이상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번 방문은 미국과의 긴장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중국이 베네수엘라와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 회담 직후인 1월 3일 새벽,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포함한 대규모 군사 작전을 실행하며, 중국과의 외교적 긴장 속에서 베네수엘라를 직접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 러시아, 이란 등 전략적 동맹과의 협력 가능성과 미국의 군사 개입이 동시에 맞물린 국제적 긴장 상황을 상징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사건으로 베네수엘라 내 권력 공백과 군부 영향력, 미국의 직접 개입 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단기간 내 정치적 안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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