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신 로봇”…샤오미, 91% 자동화의 비밀
76초에 한 대!…700대 로봇이 찍어내는 전기차
센서가 일하고, 데이터가 관리한다…미래형 제조의 모든 것
“가볍지만 단단하다”…기가캐스팅이 만든 미래차
스마트폰으로 잘 알려진 중국 IT 기업 샤오미가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24년 초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베이징 전기차 공장에서 생산 중인 SU7은, 샤오미의 ‘슈퍼 팩토리’를 통해 만들어지며 ‘미래형 제조업의 교과서’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사람 없는 ‘흑등 공장’, 91% 자동화와 AI가 책임지는 혁신 생산 시스템”
이 공장의 특징은 단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체 공정의 자동화율은 무려 91%, 핵심 공정은 100% 무인화를 실현했다. 자동차 한 대가 조립되어 생산라인을 빠져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76초. 이 모든 것이 700대 이상의 로봇과 AI 기반 중앙 제어 시스템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이른바 ‘흑등 공장’으로 불리는 이 시설은 대부분의 구역에서 조명조차 필요 없다.
로봇들은 어둠 속에서도 정밀하게 작동하며, 사람의 역할은 기계를 직접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감시하고 유지·보수하는 쪽으로 변화했다. 자동차 생산 공장의 핵심 중 하나인 차체 후면 하부는 전통적으로 72개의 부품과 840개의 용접점으로 구성되지만, 샤오미는 이를 거대한 9100톤급 일체형 압주기로 단일 부품으로 압축 성형한다. 결과적으로 차량 무게는 17% 감소, 강성은 오히려 강화되었다.
품질 관리 역시 놀라운 수준이다. 공장 전역에 걸쳐 1,000개 이상의 품질 측정 포인트가 분포되어 있으며, 모든 생산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중앙 시스템에 수집·분석된다. 이 시스템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이상 징후를 감지하고 대응한다.
차체 조립은 100% 로봇 기반으로 이뤄지며, 도장, 배터리 탑재, 부품 조립, 품질 검사 등 전 과정에 걸쳐 산업용 로봇과 AI 비전 시스템이 투입된다. 특히 차체는 초대형 단일 부품을 사용하는 ‘기가캐스팅’ 기술을 통해 제작되어 부품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조립 효율성을 높였다.

“데이터 중심 지능형 제조와 AI 통합, 샤오미 SU7의 혁신적 생산 경쟁력”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방식에서 전문가의 ‘경험’이 중요했다면, 샤오미는 데이터 중심의 지능형 제조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실제로 차체 조립 라인에서는 단 20명 이하의 인력만이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엔지니어로서 로봇을 관리하고 시스템을 운영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색상 변경도 효율적이다. 기존 공장들은 한 가지 색상에서 다른 색상으로 전환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샤오미의 라인은 40분 내 색상 변경이 가능해 SU7 모델에 9가지 색상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혁신은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SU7 공개 이후 주가는 단기간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올해 들어 70% 이상 오르며 아시아 주요 대형주 중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글로벌 투자사들도 샤오미 전기차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다만 자율주행 기술 관련 사고 등 리스크도 있어, 앞으로 기술 안정성과 생산 확대가 주가 흐름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샤오미의 베이징 슈퍼 팩토리는 기존 완성차 공장과 달리 데이터 기반 AI 중앙 제어 시스템과 700대 이상의 로봇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전통적인 다중 부품 조립 방식을 대체하는 9100톤급 기가 캐스팅 공법은 차량 경량화와 강성 향상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이러한 혁신은 생산 효율뿐 아니라 차량의 안전성과 주행 성능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한, 공장 내 1,000개 이상의 품질 측정 포인트에서 실시간 데이터가 분석돼, 문제 발생 전에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은 제조 품질 혁신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글로벌 EV 시장 경쟁 속 샤오미의 제조 혁신과 미래 전략”
현재 글로벌 EV 시장은 테슬라, BYD, 니오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포진해 있다. 테슬라는 완성차 제조뿐 아니라 배터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까지 통합 개발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으며, BYD는 중국 내 강력한 브랜드 파워와 배터리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제조에서 쌓은 대량생산과 데이터 관리 노하우를 EV 제조에 접목시키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흑등 공장’ 같은 무인 자동화 생산 시스템은 생산 효율과 품질 관리 측면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일각에서는 샤오미의 자동차 도전에 대해 ‘스마트폰 업체의 무모한 시도’라고 비판했지만, 실제로 샤오미가 가져온 변화는 자동차의 외형이 아닌 제조 방식 자체의 혁신에 있다.
특히, 이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잡는다면 생산 공장 복제도 빠르게 이뤄질 수 있어, 기존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단순한 경쟁 이상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이 바꾸는 제조의 미래, 샤오미의 슈퍼 팩토리는 그 시작점이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