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고위급 정례 소통 채널 구축 합의
서비스·투자 FTA 협상 가속화 추진
70조 원 규모 통화스와프 연장 체결
농산물 수출·실버 산업 등 분야별 MOU 체결
한반도 평화와 지역 안정 위한 협력 강화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1월 1일 경주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고위급 정례 소통 채널을 구축하고, 한·중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또한 서비스·투자 분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가속화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의 채널 다변화 및 공급망 안정화 협력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회담은 95분간 진행됐으며, 외교·안보 전문가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양국은 정부 차원의 정치적 신뢰 확보와 민간 차원의 우호 신뢰 축적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적·국익 중심 외교를 통해 한·중 관계가 완전 복원된 계기”라고 평가했다.
정상들은 과거 양국 관계가 오르내림을 겪었음을 인정하면서도, 시대 변화에 맞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은 국민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에서 수평적 협력을 기반으로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주요 합의·MOU는 다음과 같다.
●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70조 원 규모)
양국 중앙은행인 한국은행)과 중국인민은행은 2025년 11월 1일자로 원‑위안 통화스왑 계약을 5년 만기, 70조 원(약 4 천억 위안) 규모로 갱신했다. 이는 2020년 체결된 동일 규모 계약이 만료된 직후 체결된 것이며, 양국 정부는 이번 연장을 통해 “양국 간 교역 촉진과 금융·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2026~2030년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 MOU
정상회담 부대행사로 체결된 MOU 중 하나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를 기간으로 하는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으로, 양국이 호혜적 협력을 위한 장기적 방향을 설정하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이 문서는 향후 양국이 무역·투자·산업혁신 분야에서 중장기적 협력 틀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 서비스 무역 분야 교류·협력 강화 MOU
또 다른 MOU는 양국이 서비스 무역(서비스 산업과 투자)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협약은 특히 한중 FTA 에서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을 가속화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양국 정부는 이를 통해 양국 기업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제도적 불확실성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 실버 산업·혁신 창업 협력 MOU
정상회담에서는 ‘실버 산업(고령자 관련 산업)’과 ‘혁신 창업’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한 MOU도 체결됐다. 이는 양국이 인구 고령화와 기술혁신이라는 공통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지향형 산업을 공동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으로, 예컨대 한국의 창업 생태계와 중국의 거대 시장을 접목해 사업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 한국 농산물 대중국 수출 촉진 MOU
이번 회담에서는 한국산 농산물의 대중국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MOU도 체결됐다. 이 협약은 중국 내 한국 농산물에 대한 검역 및 수출절차를 간소화하거나 협력체계를 강화하여 한국 농가 및 수출업체의 중국 시장 진입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양국은 이를 민생 분야의 실질적 성과로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 외교부는 한국과 일본 등 45개국을 대상으로 한 비자 면제 조치 시한을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하고, 스웨덴을 새로 무비자 대상 국가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 국민은 내년 말까지 중국 방문 시 비자 없이 30일 이내 체류가 가능하며, 이는 양국 간 관광과 경제·문화 교류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대외 왕래를 지속적으로 편리하게 하기 위해 무비자 정책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교류·협력 강화의 실질적 지원책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달성을 위해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요청했고,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문제 해결과 평화·안정 증진을 위한 지속적 노력을 약속했다. 위성락 실장은 “11년 만에 이루어진 시 주석의 한국 국빈 방문은 실용적·국익 중심 외교를 통해 한·중 관계가 안정적 궤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며 “정부는 이번 회담 성과가 국민 생활 속에서 실질적으로 체감될 수 있도록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