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 다변화, 한중 산업 협력 기회로
한국 기업,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경쟁력 강화
동남아·신흥시장, 양국 상호보완적 산업망 구축 가능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 안정적 협력 체계 필요
기술 접목과 공동 R&D로 경쟁 우려를 성장 기회로 전환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수출시장 다변화는 단순한 경제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평가된다. 보고서는 한국 기업이 중국이 진출하는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수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미국의 고율 관세 등 외부 요인 속에서 수출 다변화 전략이 국가 차원의 공통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 제조업이 부가가치 사슬 상위 단계로 이동하며 일부 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이러한 경쟁만으로 한중 산업 관계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수출 다변화의 핵심은 기존 시장 점유율을 놓고 벌이는 제로섬 경쟁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와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번 보고서를 바탕으로 글로벌타임즈는 사설을 통해 중국의 수출 성장을 단순 경쟁 압력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중 산업 체인 협력의 잠재적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사설은 한국의 고부가가치 기술력과 중국의 신흥시장 유통망 구축 능력이 결합될 경우 자연스러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기업들은 아세안, 아프리카, 유럽연합 등지에서 산업단지, 교통 인프라, 에너지 프로젝트를 구축하며, 한국 기업이 강점을 가진 정밀 장비, 특수 화학 제품, 핵심 부품에 지속적인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동남아에서 전기차 배터리와 자동차 제조 사업을 확대하는 중국 기업들은 고성능 반도체와 특수 소재 등 한국 기업이 보유한 핵심 기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사설은 이러한 상호보완적 강점을 제3국 시장에서 결합하면 보다 탄력적이고 안정적인 지역 산업망 구축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국은 중국의 산업 고도화를 단순 위협으로 인식하기보다 협력과 시장 확대의 기회로 바라보고, 경쟁 과도 집중을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 공급망 구조의 복잡성으로 인해 단일 국가가 모든 고부가가치 영역을 지배하기 어렵다. 사설은 차별화된 강점이 의미 있는 파트너십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라고 지적하며, 중국 역시 한국 기업을 포함한 국제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에 통합하고, 지적재산권 보호와 협력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양국은 한국의 고부가가치 중간재를 중국 수출 체계에 통합해 신흥시장으로 확대하고, 신에너지·스마트 제조 분야의 제3국 대형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하거나 제품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할 수 있다. 2024년 기준 한중 교역액은 3,28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양국 경제는 밀접히 얽혀 있으며,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지역 공급망 유지라는 공통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사설은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와 보호무역주의 확산 속에서, 비교우위를 기반으로 한 협력적 산업 체계 구축이 양국 공동 번영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수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중국 산업 체인 전환 과정에서 기술적 강점을 접목하면 경쟁 우려를 성장과 협력의 새로운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