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지지층, 경제 성과엔 실망…이민 정책은 여전히 긍정
생활비·일자리 평가는 하락, 트럼프 1기와 대비
지지율 유지 속 체감 경제는 악화
이민 단속엔 힘 실어주지만 강경 방식엔 우려
국가 전망은 낙관, 개인 살림은 냉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출범 이후 약 1년이 지난 가운데, 핵심 지지층인 공화당원들 사이에서도 경제 성과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민 정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AP통신은 여론조사기관 노르크 공공정책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실시한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운영이 1기 당시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에서 나타난 국내외 혼란 속에서, 지지층 내부 인식 변화를 보여준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생활비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됐다고 답한 비율은 16%에 불과했다. 이는 2024년 4월 조사에서 1기 시절을 평가하며 같은 응답을 한 비율 49%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뉴욕주 뉴로셸에 거주하는 64세 존 캔델라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가족의 생활 여건이 나아진 점은 없다고 말했다. 급여와 각종 고지서는 그대로인데 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그는 여전히 과자 한 봉지에 5달러를 지불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지만, 임기 종료 시점까지는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소비자들의 경제 불안 신호도 감지됐다. 물가 상승률은 다소 둔화됐지만, 많은 품목의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선거 당시 핵심 공약이었던 생활비 인하에 대한 체감 효과가 낮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지지층 전반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등을 돌린 것은 아니라는 점도 확인됐다. 공화당원의 약 80%는 여전히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성인 응답자의 지지율 약 40%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경제 분야 세부 항목에서도 하락세는 뚜렷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에서 생활비 문제를 어느 정도라도 개선했다고 평가한 공화당원은 약 40%에 그쳤다. 이는 1기 당시 같은 질문에 79%가 긍정적으로 답한 것과 대비된다.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도 절반 정도만이 긍정 평가를 내렸으며, 1기 때의 85%와 비교해 크게 낮아졌다.

보건의료 비용과 관련해서는 공화당원 3명 중 1명만이 비용 완화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2024년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53%였다. 올해 1월 1일 연방 의료 보조금이 종료되면서 2천만 명이 넘는 미국인의 의료비 부담이 두 배 또는 세 배까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주 왁서해치에 거주하는 28세 라이언 제임스 휴즈는 가정의 재정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료비 부담도 줄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자신의 경제적 미래를 정부에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이민 정책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강점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원의 약 80%는 두 번째 임기에서도 이민과 국경 안보 분야에서 긍정적인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1기 시절과 유사한 수준이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도 이민 정책에 대한 지지율은 다소 하락했다. 지난해 3월 88%였던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76%로 내려갔다. 일부 공화당원들은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의 강경한 집행 방식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오하이오주 랭커스터에 거주하는 69세 케빈 켈렌바거는 이민 단속이 필요하다고 보면서도 최근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연방 요원의 민간인 사망 사건에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는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보지는 않았다.
전체 미국 성인 기준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대해 38%만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61%는 부정적으로 답했다.
한편 공화당원 가운데 약 3분의 2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가 전체 상황이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평가했지만, 본인이나 가족의 삶이 개선됐다고 답한 비율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국가의 방향성에 대한 낙관이 개인적 경제 불만을 상쇄하고 있는 것으로 AP통신은 분석했다.
미주리주 분빌에 거주하는 62세 필리스 길핀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듣는다고 평가하면서도, 거친 언행과 공격적인 표현에는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정치적 분열이 양당 모두의 문제라며, 당파를 넘어 화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1,203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1월 8일부터 11일까지 실시됐으며, 이 가운데 공화당원은 404명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