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200% 급증…컴퓨터도 309% 뛰며 IT 품목이 견인
20대 주력품목 중 18개 증가…대중·대미 수출도 나란히 200억 달러대

한국의 6월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천억달러(약 155조 원)를 넘어섰다.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0.9% 증가한 1,022억5천만달러, 수입은 30.1% 늘어난 66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361억5천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월간 무역수지가 300억달러를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6년 6월 및 상반기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6월에는 20대 주력 수출품목 가운데 18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99.5% 증가한 448억2천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월간 400억달러를 돌파했고, 월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도 새로 썼다. 글로벌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와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실제 DDR5 16Gb 고정가격은 지난 3월 31달러에서 6월 40달러로, 낸드(128Gb)는 17.7달러에서 28.8달러로 각각 상승했다. 상반기 기준 DDR4 8Gb 고정가격도 올해 1분기 12.5달러에서 2분기 19달러로 오르며 메모리 가격 강세를 이어갔다. 컴퓨터 수출도 미국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SSD 수요가 확대되면서 54억1천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308.8%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은 67억1천만달러로 5.8% 늘었다. 중동 전쟁과 주요국 중고차 규제 등에도 신차 수출이 증가했고, 하이브리드차 수출도 호조를 보였다. 석유제품은 수출 물량이 줄었지만 단가 상승 영향으로 55억9천만달러를 기록해 49.8% 증가했고, 석유화학은 40억7천만달러로 18.8% 늘었다. 일반기계는 40억8천만달러, 바이오헬스는 19억2천만달러, 화장품은 13억4천만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수출지역 가운데 7개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대중국 수출은 최대 품목인 반도체가 3배 이상 늘어난 데다 석유화학, 일반기계, 무선통신기기 등도 고르게 호조를 보이면서 전년 동월 대비 92.1% 증가한 200억3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대미국 수출도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컴퓨터 수출 증가와 한류 확산에 따른 소비재 수출 호조가 맞물리며 78.6% 늘어난 200억2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아세안 수출은 반도체와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86.6% 증가한 183억달러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월간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고, EU 수출은 선박·반도체·자동차·바이오헬스 등이 고르게 늘면서 31.8% 증가한 76억2천만달러로 역대 6월 중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중동 수출은 자동차와 석유화학 등 일부 품목이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일반기계, 자동차부품, 철강 등의 부진이 이어지며 8.4% 감소한 18억달러에 그쳤다.
상반기 전체 수출도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올해 상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4% 증가한 4,967억1천만달러, 수입은 16.6% 늘어난 3,584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1,383억달러 흑자를 달성하며 수출 규모와 흑자 규모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지난해 2월 이후 17개월 연속 흑자 흐름도 이어졌다.
상반기 수출은 1월 33.9%를 시작으로 2월 29.4%, 3월 50.4%, 4월 47.9%, 5월 53.4%, 6월 70.9%까지 매달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2.6% 증가한 1,923억8천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최대 실적인 1,734억달러를 상반기 만에 넘어섰다. 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수요 증가와 가격 강세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메모리 고정가격은 올해 들어 DDR4 8Gb가 11.5달러에서 21달러, DDR5 16Gb는 28.5달러에서 40달러, 낸드(128Gb)는 9.5달러에서 28.8달러로 각각 상승했다.

컴퓨터 수출도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SSD 수요 증가에 힘입어 212억달러로 262.1% 증가하며 역대 연간 최대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석유제품은 301억3천만달러로 39.6% 증가했고, 자동차는 359억4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AI 투자 확대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이어지면서 MCP(멀티칩패키지)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70.5% 증가한 126억8천만달러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SSD 수출도 51억6천만달러로 354.6% 급증했으며, OLED 수출은 스마트폰과 IT 기기 수요 회복에 힘입어 11억3천만달러를 기록하며 37.5% 증가했다.
5대 유망 소비재 수출도 고른 증가세를 이어갔다. K-뷰티와 K-푸드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화장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2.5% 증가한 13억4천만달러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고, 패션의류는 2억3천400만달러로 20.9%, 의약품은 12억9천700만달러로 16.9%, 농수산식품은 11억7천200만달러로 16.8% 각각 증가했다. 반면 생활용품 수출은 7억2천700만달러로 4.3% 감소했다.

상반기 지역별로는 9대 주요 수출시장 가운데 7개 지역에서 증가세를 기록했다. 대미국 수출은 자동차와 일반기계 수출이 다소 부진했지만 반도체와 컴퓨터 등 IT 품목이 큰 폭으로 늘면서 전년 동기 대비 50.5% 증가한 934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대중국 수출도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가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64.6% 늘어난 996억달러로 집계됐다. 아세안 수출은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품목의 고른 증가세에 힘입어 53.2% 증가한 882억7천만달러를 기록했고, EU 수출도 반도체와 선박, 자동차, 바이오헬스 등의 호조로 13.3% 늘어난 394억7천만달러를 기록하며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일본과 인도, 중남미 수출도 증가세를 보였지만, 중동과 CIS 수출은 각각 13.9%, 11.7% 감소했다.
상반기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6.6% 증가한 3,584억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에너지 수입은 634억7천만달러로 6.6% 증가했고, 비에너지 수입은 반도체 장비와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9.1% 늘어난 2,949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입 증가에도 수출 증가폭이 이를 크게 웃돌면서 상반기 무역수지는 1,383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상반기는 미국의 관세 조치와 중동 전쟁에 따른 물류·에너지 불안,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았지만 반도체와 선박, 석유제품, 무선통신기기 등 주력 품목과 화장품·농수산식품 등 유망 소비재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에도 미국의 관세 정책과 국제유가 변동성,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주요국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 기업들의 수출 애로를 최소화하고, 품목과 시장 다변화 등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높여 수출 5대 강국 도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