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미 관세·전기차 둔화에 실적 급감…9개월 순이익 42% 감소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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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2-1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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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2026-02-10 21:58

미국 관세와 전기차 수요 둔화에 혼다 실적 직격탄
9개월 순이익 42% 급감, 2년 연속 감소세
전기차 전략 수정, 2030년 목표 비중 하향
일본 자동차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실적 경고음
정치 안정 기대 속 일본 증시는 사상 최고치 경신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혼다의 연도별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추이를 나타내며, 2024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2025년에 수익성이 둔화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자료: 글로벌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 사진:  2026년형 혼다 파일럿 (혼다 공식 계정) / 그래픽: 유스풀피디아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가 미국의 관세 정책과 전기차 시장 둔화의 영향으로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기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혼다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간 실적 기준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한 4,654억 엔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8,052억 엔에서 크게 줄어든 수치다. 혼다는 이 기간 동안 2년 연속 이익 감소를 기록하게 됐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15조9,800억 엔으로 집계됐다. 혼다는 연간 기준 순이익 전망치는 기존과 동일한 3,000억 엔으로 유지했다.

본지(유스풀피디아)가 혼다의 연도별 판매 실적과 재무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실적 부진은 급격한 붕괴라기보다 고점 이후 조정 국면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혼다의 연간 순이익은 2025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2021년부터 2023년까지의 실적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최근 수익성 둔화에도 불구하고 중기적 관점에서는 체력이 크게 훼손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판매대수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2023회계연도에 약 419만 대를 기록했던 전 세계 자동차 판매는 2024회계연도에 약 380만 대로 감소했지만, 2025회계연도에도 370만 대 수준을 유지하며 추가적인 급락은 나타나지 않았다. 판매량 감소가 일회성 조정에 그치고 일정 수준에서 하방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수요 기반 자체가 급격히 위축된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매출 측면에서는 오히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혼다의 연간 매출은 2021년 이후 매년 확대되며 2025회계연도에는 21조 엔을 넘어섰다. 이는 판매대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차량 단가 상승과 이륜차 사업 등 비자동차 부문의 기여도가 매출을 떠받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24회계연도를 정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며, 관세 부담과 전기차 시장 환경 변화가 수익성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AP통신은 회계연도 기준이 아닌 특정 기간의 누적 실적을 중심으로 비교한 반면, 본지(유스풀피디아)의 표 분석은 회계연도 기준 연간 실적을 토대로 했다는 점에서 산출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분석 모두 2025회계연도에 들어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둔화되는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서는 같은 결론에 도달한다.

혼다 측은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전기차 수요 둔화를 꼽았다. 반면 이륜차 사업 부문은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며 전체 실적을 일부 방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혼다는 전기차 전략도 조정했다. 2030년까지 글로벌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 목표를 기존 30%에서 20%로 낮췄으며, 시장 변화에 따라 일부 전기차 모델 개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미국 행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를 지목했다. 미국 정부는 석유와 가스 산업을 중시하는 정책 기조 아래 전기차 보급 확대를 지원하던 기존 정책을 축소하거나 폐지한 상태다. 이에 따라 친환경 차량 시장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세 정책도 일본 자동차업체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한때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예고했으나 이후 이를 15%로 낮췄다. 일본은 이에 대응해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주고 있으며, 자동차 산업 역시 예외가 아니라는 평가다. 앞서 일본 최대 자동차업체인 도요타도 최근 실적 감소를 발표했으며, 최고재무책임자가 새로운 최고경영자 겸 사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에서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다카이치 시나에 총리가 최근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외신은 이에 따라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이 기술과 국방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정부 지출 확대 정책을 보다 수월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혼다 주가는 이날 거래에서 2.1% 상승했다. 일본 대표 주가지수도 2.3% 오르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신은 주가 상승 배경으로 정치적 안정 기대와 투자 심리 개선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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