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운항 지연
전쟁 위험 보험료 상승
일부 선박 보험 취소 통보
하루 약 2천만 배럴 원유 통과
물리적 봉쇄 없이 운항 통제 가능

지난 하루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2천만 배럴의 석유가 수송되었지만, 오늘은 이 수치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그 이유는 이란이 해역에 지뢰를 설치했거나 유조선이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보험사들의 전쟁 위험 보험 취소 및 프리미엄 급등 때문이다.
전쟁 위험 보험사는 ‘장대한 분노’ 작전이 시작된 지 몇 시간 만에 해협 통과 보험을 취소하기 시작했다.
이는 특정 보험사만의 결정이 아니라, 시장 전체에서 전쟁 위험 프리미엄이 재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보험료가 50% 이상 급등했다고 확인했다.
통상 전쟁 위험 보험료는 선박 가치의 약 0.25% 수준이다. 1억 달러 규모 유조선이라면 한 항해당 보험료는 약 25만 달러이며, 긴장이 고조되면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다. 로이터와 FT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및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포함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은 전쟁 위험 보험료가 급등하며 일부 보험사는 취소 통보를 내리는 등 위험 부담이 크게 높아진 상태다. 보험이 없으면 해협 통과가 어렵다.
실제로 KHK 엠프레스는 오만산 원유를 싣고 바스라를 향하던 중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턴해 인도로 향했고, 이글 베라크루즈는 사우디산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중국으로 향하던 중 서쪽 접근로에서 항로를 멈췄다. 프론트 상하이는 이라크산 원유를 싣고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중 샤르자에 정박했다. 일본 해운사 닛폰유센은 자사 선박들을 호르무즈 회피 항로로 재조정했고, 그리스 정부는 자국 상선단에 통과 재검토를 지시했다. 독일 해운사 하팍로이드도 모든 선박의 해협 통과를 중단했다. 이들 선박 중 어느 하나도 공격받지 않았다. 단지 동일한 통보 전화를 받았을 뿐이다.
지질학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은 약 5천만 년 전 아라비아 판이 유라시아 판과 충돌하며 페르시아만을 단일 병목 지점으로 압축하면서 형성됐다. 폭은 21마일에 불과하며, 세계 석유 수송량의 21%, 해상 LNG의 20%, 산업 문명의 에너지 공급의 5분의 1이 이 좁은 해협을 통과한다.
미국 항공모함 USS 에이브러햄 링컨에는 48시간 내 이란 혁명수비대(IRGC) 순찰정을 격침시킬 수 있는 토마호크 미사일이 장착돼 있으며, 1988년 ‘프레이잉 맨티스’ 작전에서는 8시간 만에 이란 해군 전력을 무력화시킨 사례가 있다. 미 제5함대는 수십 년간 이러한 시나리오를 반복 훈련해왔다. 그러나 이 모든 군사력과 훈련에도 불구하고, 항공모함이나 미사일이 보험사 정책이나 전쟁 위험 보험료를 직접 바꿀 수는 없다. 따라서 가장 강력한 미 해군이라도, 한국 시간 오늘 새벽 두바이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이란 연안 해역을 통과하는 초대형 유조선(VLCC)을 보험상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하게 만들 수는 없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1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고, JP모건은 120~130달러를 예상했다. 이 가격대에서는 항공사들이 연료비 부담이 크게 증가할수 있고, 각국 중앙은행은 3년간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이 단숨에 재점화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사우디와 UAE를 우회하는 파이프라인이 하루 약 300만 배럴을 처리할 수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 2천만 배럴을 수송한다. 계산이 맞지 않는다.
결국, 이란은 펜타곤이 아직 깨닫지 못한 사실을 이해했다. 해협을 물리적으로 폐쇄할 필요는 없다. 단지 통과가 보험상 불가능하게 만들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