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략폭격기 이란 상공 투입…트럼프 “석기시대” 발언 속 전쟁 격화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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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4-0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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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026-04-04 5:58

미군 전략폭격기 투입, 이란 상공 제공권 확보 신호
방공망 무력화 이후 공습 방식 ‘근접·지속 타격’으로 전환
대규모 폭장 능력으로 미사일·드론 시설 집중 타격
전투 가능 폭격기 과반 투입, 작전 규모 확대
제공권 확보에도 이란 비대칭 전력 위협은 여전

B-52 스트래토포트리스가 나토 연합 공중훈련 중 발트해 상공에서 전투기 편대를 이끌고 비행하고 있다 / 사진:  U.S. Air Force·wikimedia

미국이 이란 상공에 전략폭격기를 투입하며 군사작전의 양상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고 미국 매체 폭스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는 이란 방공망이 상당 부분 무력화되었고, 미국이 일부 지역에서 제공권을 확보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 합참의장 댄 케인 장군은 최근 브리핑에서 “제공권이 확대됨에 따라 해당 임무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대국민 연설에서 이란의 방공망이 “사실상 완전히 파괴됐다”고 주장하며, “미군은 32일간의 작전으로 이란을 사실상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앞으로 2주에서 3주 동안 매우 강력한 공격을 이어갈 것이며, 그들을 석기시대로 되돌릴 것”이라고 발언하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폭스뉴스는 전략폭격기가 투입되면서 미국의 공습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초기에는 장거리에서 고정 목표를 타격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상공에 장시간 체공하며 이동식 표적과 지하시설까지 타격하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직 공군 대령이자 전략폭격기 조종사 출신인 마크 건징어는 해당 매체에 “이 폭격기는 한 번의 임무로 여러 목표를 타격할 수 있으며, 작전의 속도와 유연성을 크게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 폭격기는 최대 약 32톤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어 미국 보유 폭격기 가운데 가장 많은 화력을 투사할 수 있는 기종으로 평가된다. 정밀유도폭탄과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다만 해당 기종은 최신 전투기와 달리 속도가 느리고 스텔스 기능이 없어 통상적으로는 강력한 방공망이 있는 지역 상공에서 운용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란 상공에서 운용되고 있다는 점은 “미국이 해당 지역에서 사실상 제공권을 장악했다는 명확한 증거”라고 건징어는 분석했다.

군사 분석가 레베카 그랜트 역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 폭격기들이 이란 영공에서 작전 중이라는 것은 완전한 제공권 확보를 의미한다”며 “고고도에서는 전투기들이 엄호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대형 폭장 능력을 활용해 드론과 미사일 생산시설, 지하시설을 직접 타격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공군 요원들이 미노트 공군기지에서 실시된 경계 태세 출격 훈련 중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전략 폭격기의 파일런에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을 고정하고 있다 / 사진:  U.S. Air Force·wikimedia


보도에 따르면 초기 단계에서 이 폭격기들은 이란 영공 밖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최근에는 영국 내 미군 기지에서 출격해 정밀유도폭탄을 장착한 채 보다 근접한 공습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지난 2025년 6월 이란 핵시설 공습 당시에는 스텔스 폭격기가 주도적으로 투입돼 지하시설을 타격했으며, 해당 폭격기들은 이후 작전 확대에 대비해 중동 지역에 전개된 상태였다.

폭스뉴스는 이번 변화가 단순한 전술 변화가 아니라 작전 단계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즉 방공망 무력화 중심의 초기 단계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로운 공중작전과 고강도 타격이 가능한 단계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다만 제공권 확보가 모든 위협 제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란은 여전히 미사일과 드론 전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비대칭 전술을 통해 공격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징어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능력을 실질적으로 무력화하려면 폭격기 투입이 필수적”이라며, 현재 미국이 상당수의 가용 폭격 전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 폭격기 전력은 약 140대 수준이지만, 실제 즉각 투입 가능한 전력은 50대 미만일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작전에 전투 가능한 폭격기의 상당수, 사실상 과반이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냉전 시기 400대 이상이던 폭격기 전력과 비교하면 현재 규모는 크게 줄었지만, 이번 작전에서 그 중 상당 비중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작전 규모와 강도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폭스뉴스는 이번 폭격기 투입이 향후 작전의 강도 상승을 예고하는 신호일 수 있으며, 미국 측이 ‘최종 단계’로 언급한 국면에서 공습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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