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벙커버스터에서 정밀 GPS 폭탄까지
단계적 전략 해체, 핵→재래식 미사일 순차 타격
B-2 스피릿, 36시간 장거리 정밀 작전
깊은 핵 시설과 얕은 미사일 기지, 폭탄 중량이 가르는 전략 단계
8개월 간격, 동일 기종 B-2로 실행한 전략적 순차 타격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폭스뉴스 펜타곤 출입기자 제니퍼 그리핀은 3월 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4대가 미국 본토에서 출격해 왕복 비행을 실시하고, 이란의 지하 탄도미사일 기지들을 겨냥해 2,000파운드급 폭탄 수십 발을 투하했다고 밝혔다.

여기서 핵심은 폭탄의 중량이다. 3만 파운드가 아니라 2,000파운드(약 900kg)다. 이 차이가 이번 작전의 성격을 규정한다.
2025년 6월 ‘미드나이트 해머’ 당시에는 B-2 7대가 포르도와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을 상대로 GBU-57 ‘대형 관통폭탄’ 14발을 투하했다. GBU-57은 한 발당 3만 파운드(약 13.6톤)에 달하며, 강화된 지반 약 60미터를 관통한 뒤 폭발하는 미국 최대의 재래식 폭탄이다. 이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항공기는 B-2가 유일하다. 당시 댄 케인 장군은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이를 B-2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작전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장대한 분노’에서 사용된 것은 2,000파운드급 GBU-31 위성항법 정밀 유도폭탄이었다. 이는 1999년 코소보 전쟁 이후 미 공군 공중전력의 주력으로 자리 잡은 GPS 유도 폭탄이다. B-2 1대는 최대 16발을 탑재할 수 있으며, 4대가 출격하면 최대 64발까지 운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언급된 “수십 발”이라는 표현은 4대가 거의 전투 적재 상태로 출격했음을 잘 보여준다.
위성항법 유도폭탄은 목표물의 위도·경도 좌표를 사전에 입력한 뒤, 투하 이후에는 관성항법장치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통해 비행 경로를 스스로 보정하며 수 미터 오차 범위 내에서 목표 지점을 정밀 타격하는 무기체계다.
3만 파운드 벙커버스터와 2,000파운드 위성유도폭탄의 차이는 단순한 위력의 차원이 아니다. 전쟁의 단계가 다르다는 의미다.
GBU-57은 산악 깊숙이 80~90미터 매설된 목표물을 파괴하기 위해 존재한다. 포르도와 나탄즈처럼 이란 핵 인프라의 가장 깊고 방호된 핵심 시설이 그 대상이다. 반면 2,000파운드급 GBU-31은 BLU-109 관통탄두를 장착하더라도 약 1.8미터의 강화 콘크리트 또는 6미터 흙을 관통하는 수준이다. GBU-57이 겨냥하도록 설계된 목표에는 도달할 수 없다. 대신 산 전체 아래에 묻힌 시설이 아닌, 강화되었지만 상대적으로 얕은 지하에 위치한 탄도미사일 기지들을 타격하는 데 적합하다.

이는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2단계 전략적 작전을 실행했음을 보여준다. 1단계는 2025년 6월, B‑2 7대와 GBU‑57을 동원해 지하 깊숙이 매설된 핵 농축 인프라를 타격한 것이었다. 2단계는 2026년 2월, B‑2 4대와 GBU‑31을 통해 전국에 분산된 비교적 얕은 지하 탄도미사일 기지를 제거하는 단계다. 먼저 핵무기 개발 경로를 차단하고, 이어 재래식 보복 능력을 약화시키는 순차적 접근 방식이다.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8개월 간격으로 동일 기종과 동일 기지에서 출격한 B‑2 폭격기에 의해 단계적으로 해체되는 구조다.
이번에도 폭격기들은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출격했다. 2025년 ‘미드나이트 해머’ 당시처럼, 영국 본토의 RAF 페어퍼드와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사용이 허가되지 않아, 모든 임무는 약 36시간에 달하는 장거리 왕복 비행과 다수의 공중급유를 필요로 했다. 작전 경로가 과거와 동일하다는 점은, 영국 측 불허 정책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체 19대로 구성된 B‑2 전력 가운데 4대가 한밤중 이란 상공 작전에 투입됐다는 것은, 스텔스 폭격기 전력의 5분의 1 이상이 단일 임무에 배정됐음을 의미한다. 미드나이트 해머에서는 7대가, ‘장대한 분노’에서는 4대가 투입됐다. 8개월 동안 총 11회의 B‑2 전투 출격이 이란을 상대로 이뤄진 셈이다.
B-2 스피릿은 1999년 세르비아 상공에서 첫 실전 데뷔를 치렀다. 당시에도 화이트먼 기지에서 출격해 30시간 왕복 비행을 수행하며 650발 이상의 GBU‑31 위성유도폭탄(정밀유도폭탄)을 투하했다. 27년이 지난 지금, 동일한 항공기, 동일한 기지, 동일한 종류의 정밀유도폭탄과 동일한 장거리 비행 프로파일이 반복되고 있다. 달라진 것은 표적 국가와 전략적 목표의 규모뿐이다.
4대의 폭격기, 36시간의 장거리 비행, 수십 발의 정밀유도무기, 그리고 이란 측의 탐지 전무. 역사상 가장 고가이자 정교한 무기체계로 평가받는 B-2 플랫폼이 설계 목적 그대로 운용됐다. 미국 본토에서 출격한 폭격기들은 목표물 상공에 도달할 때까지 접근 사실을 전혀 감지당하지 않은 채, 상부 지반이 붕괴하기 직전까지 아무런 징후도 남기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공습이 아니라, B-2 스피릿을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해 핵 개발 인프라 제거 이후 재래식 미사일 전력을 순차적으로 약화시키는 ‘단계적 전략 해체’가 실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군사적 신호로 해석된다.
또한, 2025년의 대형 관통폭탄 투하는 종결 타격이 아니라, 지하 인프라의 구조와 복구 체계를 노출시키기 위한 ‘강제 개방 단계’에 해당했다. 이후 8개월 동안은 전투 피해 평가와 정보 재수집을 거쳐 표적을 재설계하는 준비 기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2,000파운드급 정밀유도폭탄의 운용은, 그 설계 결과에 따른 ‘잔존 기능 정밀 제거 단계’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