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사진서 드러난 마게시마 군사기지 실체
日 서남부 도서 방위망 확장… 中 “대만 개입 준비”
오키나와 인근서 中 항모전단 고강도 작전 지속
전투기 레이더 조준 논란으로 중·일 대치 격화
동중국해·남서제도, 장기적 군사 긴장 국면 우려

일본이 서남부 전략 요충지 마게시마(馬毛島)에서 대규모 군사기지 조성 작업을 빠르게 진행하면서 동아시아 안보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중국이 공개한 고해상도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일본 정부가 2023년부터 추진해 온 마게시마 군사기지 개발이 최근 1년여 사이 급격히 진척돼 사실상 군사요새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중국 항모전단의 오키나와 인근 고강도 활동과 중·일 전투기 레이더 조준 논란까지 겹치며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위성사진서 활주로·탄약고·연료 시설까지 식별
중국 매체 글로벌타임즈가 공개한 위성사진 두 장은 각각 2024년 5월과 2025년 9월 촬영된 것으로, 비교 결과 마게시마 전역이 활주로·탄약고·연료 저장시설·임시 부두 등 군사시설로 급속히 채워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2024년에는 주요 구조물이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2025년 이미지에서는 2,000m급 활주로, 탄약고, 연료 저장 탱크, 대형 군함이 접안 가능한 임시 잔교(부두) 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주변 해역의 지원선박 증가 역시 공사 규모가 크게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마게시마는 오스미 해협 입구에 위치한 전략적 거점으로, 일본 정부는 2019년 약 160억 엔을 들여 섬을 매입한 뒤 ‘침몰하지 않는 항공모함’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해 왔다. 일본 방위성은 최근 보고서에서 마게시마 기지가 평시에는 F-35·F-15·F-2 전투기 이·착륙 훈련 및 F-35B 함재기 운용 훈련, 유사시에는 서남부 전력 전개·병참 지원 기지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남부 도서 ‘방위망’ 확장… 中 “대만 개입 대비”
마게시마 개발은 일본의 서남부 도서 군사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일본은 2023년 이시가키섬에 지대함·지대공 미사일 부대를 배치했고, 타카이치 사나에 총리 취임 이후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요나구니섬을 방문해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배치를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도서 방위망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일본이 “대만 사태 개입을 위한 군사적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중국 군사전문가 장쥔서는 “마게시마는 오스미 해협을 통제하기 위한 핵심 기지이며, 유사시 중국 해군의 서태평양 진출을 차단하려는 목적이 뚜렷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일본의 무인도 군사요새화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평양 도서 요새 전략의 재현”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일본의 군사력 확장은 평화헌법 정신을 저버리고 포츠담 선언의 취지에도 반한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중·일 ‘레이더 조준’ 충돌… 한·일 사태 떠올리는 고위험 대치
마게시마 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중·일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함 전단이 최근 오키나와 인근 해역에서 약 100회에 달하는 함재기 이·착륙 훈련을 실시하며 일본에 대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일본 전투기들이 감시 임무를 위해 현장에 출동하자, 중국 전투기들이 일본 측 전투기를 향해 사격 전 단계로 알려진 ‘사격통제(Fire-Control) 레이더’를 조사했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주장이다.
실제로 2018년 12월 동해에서 일본은 우리 해군 구축함이 자국 해상자위대 초계기에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이 사건은 이후 양국 군사 관계와 상호 신뢰에 적지 않은 충격을 남겼다. 당시 우리 군은 구조 작전 과정에서 사용된 레이더는 탐색용이었으며, 오히려 일본 초계기의 저공 근접 비행이 문제였다고 반박해 양국의 주장이 평행선을 그었다. 사격통제 레이더 사용 또는 조사 논란은 단순 경계 활동을 넘어 국가 간 군사·외교 갈등으로 확대될 수 있는 고위험 사안으로 평가된다.
일본 방위성은 “중국군의 이번 행위는 명백한 군사적 위협”이라고 규정하며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반면 중국 측은 “정상적인 항공모함 훈련 중 일본 전투기가 과도하게 접근해 위험을 초래했다”며 맞대응하고 있어 양국 간 비난전이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중·일 군사 대치, 최근 수년 중 최악 수준
전문가들은 마게시마 군사기지 건설 가속과 중국 항모전단 활동, 전투기 레이더 조준 사태가 맞물리면서 중·일 간 군사적 긴장이 최근 수년 중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일본 지도부가 대만 유사시 대응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중국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동중국해와 일본 남서제도 일대의 긴장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장쥔서 중국 전문가는 “일본이 대만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중국군은 마게시마와 같은 도서 기지를 단번에 무력화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며 거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동아시아 안보의 새로운 분수령
마게시마 기지 건설은 일본의 서남부 도서 방위 강화, 중국 견제 전략, 대만해협 불안정 등이 얽히며 동아시아 전체 안보 구조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게시마를 둘러싼 긴장이 향후 동아시아 안보 지형의 핵심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중·일 간 군사충돌 위험이 실질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