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닝보 다시에 석유화학단지 가동 시작…연 120만 톤 에틸렌·프로필렌 생산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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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0-12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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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2025-11-07 0:22

중국 최대 석유화학 기지, 닝보 다시에 완공

210억 위안 투자, 100% 국산 기술 적용

고순도 에틸렌·프로필렌 연 120만 톤 생산

한국 석유화학 기업, 단기적 수익 압박 직면

정부 주도 구조조정·기업 협력으로 장기 대응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가 저장성 닝보시 다시에에 위치한 닝보 다시에 석유화학 유한공사에서 추진해 온 정유·화학 일체화 프로젝트가 8월 22일 전면 완공됐다. 이번 완공으로 해당 지역은 중국 최대 규모의 세계적 석유화학 산업 기지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총 투자액 210억 위안(약 32억 달러, 한화 약 4조 5,800억 원) 규모인 이 프로젝트는 중질유 직접 분해 기술을 적용한 국산 기술력 기반 설비로, 연간 120만 톤 규모의 고분자급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중국 내 단일 설비 기준 최대 규모의 중질유 직접 전환형 올레핀 생산 단위다. 생산되는 고순도 에틸렌과 프로필렌은 생수병, 식품 포장재, 합성 섬유 등 필수 생활용품의 핵심 원료로 사용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완공이 중국 석유화학 산업의 회복세를 가속화하고, 첨단 소재와 특수화학제품 부문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문대학 중국에너지정책연구소 린보창 소장은 “중국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첨단 소재와 특수화학 제품에 집중하며 수익성과 글로벌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중국 석유화학 산업은 친환경 기술과 순환경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글로벌 탄소 감축 흐름과 맞물려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전환 중이다. 중국석유화학공업연합회 부회장 푸샹성은 “중국은 세계 최대 석유화학 제품 소비국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허브”라며, 국내 시장 규모와 벨트앤로드 전략을 통한 해외 진출이 기업 성장의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닝보 다시에 석유화학단지는 단순 저가 원료가 아닌 고순도 폴리머급 에틸렌·프로필렌 등 고급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이에 따라 중국 내 공급 확대는 한국 기업의 저가 기초화학 제품 경쟁 압박을 가중시키지만, 첨단 소재·친환경 제품·특수화학 분야에 강점을 가진 한국 기업에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번 중국 단지의 대규모 공급 확대는 한국 석유화학 산업에 직접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여수 국가산업단지에서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주요 기업들이 일부 생산설비 가동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며 단지가 사실상 ‘유령도시화’되는 상황까지 나타났다. 이는 단기적으로 수익 압박과 가격 경쟁 심화로 이어지고 있어, 한국 기업들에게 큰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한국 정유·석유화학 산업은 원유 자체 생산량이 거의 없지만, 대규모 정제능력을 바탕으로 석유제품 수출을 지속하고 있다. 수입선은 중동 비중이 높고 최근 미국산도 확대되고 있으며, 장기계약과 현물 조달 방식 각각의 장단에 따라 가격 변동 국면에서 평판 및 조달 안정성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또한, 한국의 대형·고효율 정유소는 세계 상위 수준의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중국·인도의 초대형 복합단지 확대와 값싼 러시아산 원유 활용으로 경쟁 압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복합정제마진이 약화되고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는 등 업황이 악화되고 있으며, 전기요금 급등과 원유 3% 관세 등 비용·세제 요인도 수익성 압박에 작용하고 있다. 산업 위축이 장기화되면 설비·정비 생태계 약화로 중장기 경쟁력 저하 우려가 제기되며, 정책적으로는 원가 부담 완화, 지방 기반 정유산업 투자 인센티브 재설계 등 비용 구조 개선과 생태계 유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적으로 정부는 고부가가치 특수화학, 첨단 소재, 친환경 제품 분야에 대한 선택적 투자, 생산설비 통합, 공동 R&D, 원재료 구매·물류 협력 등 기업 간 협력과 구조조정을 포함한 종합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계획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타나기 어렵고, 여러 해에 걸친 점진적 실행과 지속적인 추진, 정책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중국의 대규모 생산 확대 속에서도 한국 기업의 비용 경쟁력 확보와 차별화된 제품을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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