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한미 ‘빅딜’의 명암: 기회는 열렸지만 불확실성은 남았다

유스풀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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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7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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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풀인사이트
2025-11-17 4:05

반도체 매듭 미완, 환율 급등, 외국인 매도… 축포보다 리스크 관리가 먼저다
미 증시 급락과 AI 거품론, 환율 불안이 드러낸 한국 시장의 취약한 균형
무관세 확대·조선 호재 속에서도 반도체 불확실성과 환율 리스크는 여전하다
자동차 15%로 숨 고르기 했지만 반도체 협상·금리 불확실성·외국인 매도는 위험 신호다
반도체 해법 부재, AI 밸류 논란, 환율 급등…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이유

대통령실 공식 트위터 - 이재명 대통령 관세협상 최종타결 브리핑 (관련 링크 설명자료)

최근 한미 양국이 체결한 3,500억 달러 규모 전략적 투자 MOU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한미 동맹의 현대화와 한국의 산업·군사 경쟁력을 동시에 겨냥한 대규모 프로젝트다. 한국은 이번 협약을 통해 조선, 에너지, 반도체, 제약, 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에서 미국의 대규모 투자를 확보하고, 관세 면제 또는 유리 관세라는 실질적 경제적 이익을 누리게 된다.

특히 미국은 대부분 한국산 제품에 무관세 또는 15%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며, 일부 농수산물과 제약, 항공기 부품까지 추가 관세 철폐나 우대 조건을 제공한다. 자동차 산업은 15% 관세 조정으로 한숨을 돌렸고, 한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군사적 측면에서도 이번 협약은 의미가 크다. 주한미군의 지속적 주둔과 핵 우산 제공 약속은 북한과 주변국의 위협을 억제하고, 한국이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동시에 첨단 무기, AI, 사이버·우주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함으로써 미래 전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도 커졌다.

이처럼 한국에게는 산업과 안보 모두에서 장기적 기회가 열려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단기적 위험과 부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MOU 이행 과정에서 반도체 분야 협상은 아직 매듭이 지어지지 않아 불확실성이 남아 있으며, 14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와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코스피가 3.8%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에 충격이 나타났다. 삼성전자(-5.45%)와 SK하이닉스(-8.50%) 등 대형 반도체주가 직격탄을 맞았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4원까지 상승했다가 정부 개입으로 1,450원대 후반으로 안정되는 등 환율 변동성도 높은 상황이다.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 국방예산을 GDP 3.5% 수준으로 증액하고,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 장비와 주한미군 지원에 수백억 달러를 지출해야 한다. 또한, MOU 투자와 외환시장 충격을 조율해야 하는 책임도 안고 있다. 핵 추진 잠수함 건조와 첨단 무기 협력은 북한과 중국의 경계심을 자극해 지역 안보 긴장을 높일 위험이 존재한다.

결국 이번 한미 MOU는 한국에게 “단기적 비용과 금융시장 불안, 전략적 의존”을 감수하는 대신, 장기적 경제·군사·외교적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산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전략적 자산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의 무관세 및 일부 농수산물·제약 우대 조건은 수출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도 기여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이번 MOU는 한국에게 성공하면 미래 10년을 좌우할 기회, 실패하면 경제적·금융적·안보적 부담이 가중될 위험을 동시에 안겨주는 ‘양날의 검’이다. 한국 정부는 현명한 정책 조율과 장기적 비전을 통해 이 기회를 최대한 살리는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하며, 특히 반도체 협상, 환율·금리 안정, 투자 심리 회복이 향후 성공의 핵심 관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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