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99% 급락…삼전·하이닉스 하루 새 시총 513조원 증발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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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6-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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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글로벌증시
2026-06-24 5:08

개인 레버리지 투자 확대 속 단일종목 ETF 후폭풍
금감원장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신용융자 잔액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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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가 급등세에 대한 경계론과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급락했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0.71포인트(9.99%) 하락한 8203.84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사상 처음으로 9100선을 돌파했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급격한 조정을 받으며 상승분 상당 부분을 반납했다. 장중 낙폭이 확대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20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2% 이상 급락하며 시장 전반에 충격을 안겼다.

한국거래소 집계 결과 22일 기준 시가총액 2,080조3,782억원이었던 SK하이닉스는 하루 만에 1,820조9,545억원으로 줄어들며 259조4,237억원이 증발했다. 삼성전자 역시 2,066조6,595억원에서 1,812조3,464억원으로 감소해 시가총액이 254조3,131억원 줄어들었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은 하루 동안 총 513조7,368억원 감소하며 반도체 대형주 급락이 증시 전반의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스피 상승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두 기업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확대됐고,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100선을 돌파한 이후 시장 일각에서는 과열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는 해외 투자업계에서도 제기됐다. 알렉산더 레드먼 CLSA 수석 주식전략가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높은 변동성은 개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신용거래와 레버리지 상품 활용이 시장 변동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최근 허용된 개별 종목 레버리지 ETF는 시장에 불을 지피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실제 수급에서도 이 같은 흐름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 23일까지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 개인은 156억여원을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서도 123억여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양 상품에서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외국인의 매매는 소폭 순매수 또는 순매도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변동성 확대의 배경이 외국인 자금 이탈 자체보다 개인투자자 중심의 레버리지 투자 증가와 시장 쏠림 현상에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해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밝히며 상품 도입 과정에 대한 아쉬움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지난달 출시된 해당 상품들은 반도체주 랠리와 맞물려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대거 흡수했고, 시장에서는 이들 상품이 증시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32조1,857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고,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8조5,312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풍부한 대기자금과 신용거래 확대가 레버리지 상품 투자 증가와 맞물리면서 증시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락이 단기간 급등 과정에서 누적된 과열 부담과 레버리지 투자 확대에 대한 경계심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증시 변동성 확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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