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북한 매체 왜 막나”… 생리대 가격엔 구조 점검 지시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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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20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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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이슈
2025-12-20 4:02

이재명 대통령, 북한 매체 접근 제한 제도 공개 비판
노동신문 개방 논의에 드러난 부처 간 인식 차
“국민 의식 수준 과소평가… 원칙대로 가야”
야당은 안보 우려, 여권은 ‘비판적 개방’ 주장
생리대 가격 문제 지적… 공정위 역할 강화 주문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신문 등 북한 자료 개방을 지시하면 엄청난 정치적 공격이 생길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관계부처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 이재명 공식 유튜브

이재명 대통령이 북한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대한 국내 접근 제한 문제를 놓고 현행 제도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통일부의 업무보고 과정에서 관련 자료가 보고된 뒤 대통령과 관계 부처 간 질의응답이 이어지며, 북한 매체 관리 방식을 둘러싼 정부 내 인식 차이도 드러났다. 해당 발언은 19일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나왔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홍진석 통일부 평화교류실장은 노동신문 개방 문제와 관련해 “이 사안은 진보 정부에서만 논의된 것이 아니라, 과거 보수 정부에서도 국정과제로 선정돼 추진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이견과 우려를 표명하는 분들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정치적인 동력을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이런 문제를 다시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즉각 반응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뭘 이런 걸 국정과제로 하느냐”며 “그냥 풀어놓으면 되지, 너무 엄숙하잖아요. 무슨 국정과제냐. 그냥 열어놓으면 되죠”라고 말했다. 뒤이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통일부는 그런 입장인데, 다른 부처는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어떤 부처가요”라고 되물었다. 정 장관은 “국정원이라든지, 법무부 같은 데에서는…”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국정원이…”라며 말을 이었고, “자기들만 보겠다는 거냐”는 취지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다시 “국정원은 국정원법에 근거한 특수자료 지침에 의해 열람을 묶어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국정원 정도는 이런 걸 봐도 안 넘어가는데, 국민은 이런 걸 보면 홀딱 넘어가서 빨갱이가 되지 않을까, 종북주의자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 아니냐”며 “그러니 이건 정말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너무 폄하하는 것”이라며 “이거는 원칙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발언을 마무리했다.

야당은 즉각 우려를 표했다. 국민의힘은 북한 매체가 선전 목적의 성격을 지닌 만큼 접근 제한 완화가 안보에 미칠 영향을 신중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여권 일각에서는 정보 차단보다는 맥락 설명과 비판적 해석을 병행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는 생활물가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생리대 가격이 주요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39%정도 높다는 점을 언급하며 “가격 형성 과정에 구조적 문제가 있는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담합이나 시장 지배력 남용 여부에 대한 실태 조사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공정위의 역할 강화를 강조하며 조사 인력 확충과 제재 실효성 제고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불공정 행위로 얻는 이익에 비해 제재가 약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과징금 수준과 조사 방식 전반에 대한 검토를 요청했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대북 정보 관리 문제와 생활물가 안정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를 동시에 다루면서, 정보 정책에서는 합리적 개방 여부를, 경제 정책에서는 적극적인 시장 감시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후속 검토 과정에서 구체적인 제도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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