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 세계 노트북 시장 1위…상위 6개 기업이 92% 장악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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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10-1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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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2026-10-16 1:22

레노버 4850만대 출하로 세계 1위
메모리 가격 130% 급등에 PC 시장 위축, 중소업체 생존 경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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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한 쇼핑몰의 레노버 매장에 노트북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레노버는 글로벌 노트북 시장에서 연간 출하량 4850만대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 P1898 / 위키미디어 공용 (CC BY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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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노트북 시장에서 레노버가 연간 출하량 4850만대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상위 6개 기업이 전체 시장의 약 92%를 점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PC 산업이 소수 대형 제조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과 수요 위축까지 겹치면서 기업 간 경쟁력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발표된 글로벌 노트북 브랜드별 출하량 집계에 따르면 레노버는 연간 4850만대로 세계 시장 선두를 유지했다. HP는 3900만대로 2위, 델(Dell)은 2850만대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애플이 2350만대, 에이수스(ASUS)가 1550만대, 에이서(Acer)가 1400만대로 뒤를 이었다. 상위 3개 기업의 출하량은 약 1억1600만대로 집계 대상 전체 출하량인 1억8400만대의 약 63%에 달했다. 상위 6개 기업을 합산하면 약 1억6900만대로 시장점유율이 92%에 이른다.

브랜드별 출하량에서는 대형 제조업체와 중소 전문업체 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6위 에이서가 연간 1400만대를 출하한 반면 7위 MSI는 300만대에 그쳤다. 레노버와 HP, 델은 기업과 정부기관,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급 계약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중소 제조업체들은 게임용 고성능 노트북과 특정 지역 시장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애플은 출하량에서 레노버의 절반 수준이지만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평균판매가격을 유지하는 만큼 판매량과 매출 규모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에이수스와 에이서는 일반 소비자용 노트북부터 교육용 제품과 게이밍 노트북까지 폭넓은 제품군을 운영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중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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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ncell(2026.9.30.) 자료를 바탕으로 자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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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제조업체들의 판매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다. MSI와 레이저(Razer), 기가바이트(Gigabyte) 등 게이밍 노트북 전문업체 3곳의 연간 출하량은 약 400만대에 불과하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포지티보(Positivo)와 일본 기업용 시장에 기반을 둔 다이나북, 후지쯔 등도 지역별 수요에 의존하고 있다. 과거 소니의 프리미엄 노트북 브랜드였던 바이오(VAIO)는 현재 독립 기업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출하량은 약 20만대 수준이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노트북 시장 진출도 제한적인 성과에 머물고 있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아너, 샤오미 등 4개 기업의 연간 노트북 출하량은 합계 약 630만대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을 연결하는 기기 간 연동 기능을 앞세워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 PC 제조업체들이 확보한 기업 고객과 글로벌 유통망을 넘어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체 PC 시장은 지난해까지 회복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데스크톱과 노트북, 워크스테이션을 포함한 PC 출하량은 약 2억4870만대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가트너는 같은 기간 출하량을 2억7000만대 이상으로 집계했으며 성장률은 9.1%로 분석했다. IDC 기준 주요 기업의 전체 PC 출하량은 레노버 7080만대, HP 5750만대, 델 4110만대, 애플 2560만대, 에이수스 2050만대 순이었다.

그러나 2026년 들어 글로벌 PC 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2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약 6820만대로 전년 동기 7170만대보다 4.9% 감소했다. 9개 분기 연속 이어졌던 성장세가 중단되면서 2024년 초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수요 둔화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제조 원가 부담이 시장 위축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등하면서 PC 제조업체들의 수익성이 압박받고 있다. 관련 시장 분석에서는 메모리 가격 상승 폭이 130%에 달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가트너는 이러한 현상을 메모리와 인플레이션을 결합한 '메모리플레이션'으로 설명하고 있다. IDC는 올해 글로벌 PC 출하량이 연간 기준 약 1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며 최근 10여 년 사이 가장 심각한 시장 위축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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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Gartner, 2026.4.) 자료를 바탕으로 자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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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가격 상승은 완제품 판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년 전체 PC 부품 원가에서 약 16%를 차지했던 메모리 비중은 2026년 약 23%까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HP는 메모리 비용이 전체 부품 원가의 35% 수준에 도달했다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PC 평균판매가격이 약 17% 상승하는 등 제조 원가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IDC는 공급 불안이 2028년 초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제조업체들은 2027년에도 추가적인 가격 상승에 대비하고 있다. 대형 제조업체들은 장기 구매 계약과 대규모 조달 능력을 통해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지만 중소업체들은 부품 확보와 가격 협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시장 집중도를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올해 2분기 주요 PC 제조업체들의 출하량에서도 변화가 확인됐다. 레노버는 1660만대를 출하하며 시장점유율 24.4%로 1위를 유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은 2.1% 감소했다. HP와 델도 각각 9%, 5% 줄어들었다. 반면 애플은 주요 제조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10.1% 성장하며 시장점유율을 9.9%까지 끌어올렸다. 시장 전반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한 애플의 판매 전략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노트북 시장에도 가격 상승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업체뿐 아니라 해외 브랜드 역시 글로벌 메모리 가격 변동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RAM과 SSD 용량이 큰 고성능 노트북은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 시 가격뿐 아니라 메모리와 저장장치의 확장 가능성, 사후서비스, 부품 수급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노트북 산업의 향후 경쟁 구도는 제품 성능과 브랜드 인지도뿐 아니라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공급망 관리 능력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시장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구매력과 유통망을 확보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생산 규모가 작은 전문 제조업체들은 원가 부담과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수 있어 시장 재편 가능성도 제기된다. 세계 노트북 시장이 상위 6개 기업 중심의 과점 구조를 더욱 강화할지, 중소 브랜드들이 기술 차별화와 전문 시장 공략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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