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네수엘라 대규모 공습 후 마두로 대통령 체포
카라카스 폭발·정전…국가 비상사태 선포
마두로 부부, 뉴욕서 형사 재판 예정
미 의회 “사전 승인 없었다” 권한 논란
국제사회 반응 엇갈려…중남미 긴장 고조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대규모 군사 작전을 감행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 여사를 체포하고 국외로 이송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직 국가 원수를 무력을 동원해 체포한 전례 없는 이번 작전은 국제법과 주권 문제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두로와 그의 부인은 체포됐으며 현재 미국의 통제 하에 있다”며 “미국은 베네수엘라 문제에 깊이 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이들은 미 해군 강습상륙함 ‘이오지마함’에 탑승한 채 뉴욕으로 압송 중이며, 도착 후 미국 법원에서 기소 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팸 본디 미국 법무장관은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이 뉴욕 남부연방법원에서 ‘마약 테러 음모’, ‘코카인 밀수 공모’, ‘기관총 및 파괴물 소지 음모’ 등의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두 사람은 미국 법정에서 완전한 법적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미 2020년 미국 사법당국에 의해 ‘나르코 테러’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AP통신과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은 수도 카라카스의 군사시설인 포트 티우나 내 자택에 머물던 중 미군 특수부대의 작전에 의해 체포됐다. 베네수엘라 집권당 지도자 나움 페르난데스는 “해당 지역이 폭격을 받았으며, 대통령과 영부인이 사실상 납치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군사 작전은 약 30분간 진행됐으며, 카라카스 전역에서 최소 7차례 이상의 폭발음이 보고됐다. 저공 비행하는 항공기와 연속적인 폭발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 사태도 발생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민간 시설과 군사 시설이 동시에 공격받았다며 이번 작전을 ‘제국주의적 침략’으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 같은 특수작전 전 과정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봤다고 밝히며, 마두로 대통령 은신처를 정밀 복제한 훈련 시설에서 수개월간 준비한 미 육군 델타포스가 투입됐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작전에 저고도 침투와 항공 지원을 담당하는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가 함께 참여했다고 전했다.


미 육군 델타포스는 테러 대응과 인질 구출, 직접행동 등 고위험 작전을 수행하는 부대로, 합동특수전사령부 내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제160특수작전항공연대는 델타포스 등의 침투와 철수 작전을 항공 지원하며, 저고도 비행과 공수 투입, 신속 철수 능력에 특화돼 ‘나이트 스토커스’로 불린다. 두 부대는 과거 오사마 빈라덴 제거 작전 등 다수의 합동특수전 경험을 갖고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공격으로 민간인과 군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으나, 정확한 피해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과 부인의 생존 증거를 요구하는 한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베네수엘라 헌법상 대통령 유고 시 부통령이 권한을 대행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실제 권력 이양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의 구체적인 법적 근거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미 의회 군사위원회 소속 의원들 역시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혀, 의회의 승인 없이 이뤄진 군사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짐 하임스 하원의원은 “의회의 승인 없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행동이 정당화될 수 있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즉각적인 행정부 브리핑을 요구했다.
이번 작전은 트럼프 행정부가 수개월간 지속해온 베네수엘라 압박 정책의 정점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최근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마약 밀수 조직을 겨냥한 군사 작전을 확대해 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마약 카르텔과의 무력 분쟁’으로 규정해 왔다.
국제사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쿠바와 이란은 미국의 군사 행동을 강하게 비난하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촉구한 반면,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미레이 대통령은 “자유 만세”라는 표현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전문가들은 마두로 정권의 향방과는 별개로 베네수엘라의 정치·사회적 혼란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군부 내 권력 공백과 친정부 민병대의 향후 행보가 향후 정국 불안의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