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한국 기업들과 미래차 전장 전략 논의… 삼성·LG 동시 접촉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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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13 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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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경제비즈니스
2025-11-13 2:05

메르세데스, 삼성과 전장 협력 논의 본격화
이재용 회장과 고위급 회동 추진… 배터리·디스플레이 협력 주목
삼성SDI·삼성디스플레이, 동반 참여 유력
LG·SK 이어 삼성까지… 메르세데스 공급망 다변화 가속
전기차 시대 맞은 한·독 기술동맹, 새 국면 진입

메르세데스-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이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만남은 양사가 배터리·디스플레이·차량용 반도체 등 전장 분야 협력 확대를 모색하는 자리로,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된다.

아제르바이잔의 아제르뉴스는 8일(현지시간) “칼레니우스 회장이 삼성과의 협력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며 “이재용 회장과의 고위급 회동이 성사될 경우, 양사 관계가 한층 긴밀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삼성SDI 최주선 사장과 삼성디스플레이 이청 사장이 동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차량용 반도체, 차세대 배터리, OLED 패널 등 구체적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9월 8일, 완전 전동화 모델 더 뉴 GLC’를 공식 공개하며 브랜드의 전동화 전략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벤츠는 이번 신형 GLC를 “가장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주행 경험을 구현한 모델”로 소개하며, 디자인·기술·감성 모두에서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트위터(X)


삼성과 메르세데스는 과거부터 차량 인포테인먼트 및 디지털 키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S클래스 일부 모델에는 삼성의 태블릿PC와 디스플레이 기술이 탑재돼 있으며, ‘삼성 월렛’을 활용한 디지털 차량 키 서비스도 메르세데스의 주요 차종에 도입된 바 있다. 운전자는 이를 통해 물리적 열쇠 없이도 차량의 잠금 해제와 시동이 가능하다. 현재 메르세데스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동을 계기로 삼성SDI의 참여 가능성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의가 삼성 OLED 패널의 메르세데스 차량 공급 확대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번 방한 기간 LG그룹 주요 경영진과도 만날 예정이다. 그는 앞서 올해 3월 LG전자·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 경영진과 비공개 협의를 진행한 바 있으며, 전기차 부품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협력 강화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칼레니우스 회장은 테슬라 일론 머스크 CEO, 샤오미 레이쥔 CEO, BYD 왕추안푸 회장 등 글로벌 전기차 산업 리더들과도 잇따라 접촉하며, 메르세데스의 전동화·소프트웨어 전환 전략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메르세데스가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경우, 전기차 생태계 내 기술 경쟁 구도가 크게 재편될 것”이라며 “양사의 협력은 한국의 전장 기술을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중심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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