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에 수십억 달러 투입…매출·이익 모두 월가 예상 상회
저커버그 “개인 초지능 시대 본격화”…추천 알고리즘과 AI 결합
2026년 지출 최대 1,690억 달러…AI 거품론에도 장기 수익성 강조
메타버스는 후순위로…VR 부문 1,000명 이상 감원
데이터센터 전력 논란·소셜미디어 중독성 재판 겹친 정치적 부담

막대한 인공지능(AI) 투자와 소셜미디어 중독성 관련 대형 재판이라는 부담 속에서도 메타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영국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2025년 4분기 매출 598억9천만 달러를 기록해 월가 전망치(585억9천만 달러)를 웃돌았다. 주당순이익(EPS)도 8.88달러로, 예상치(8.23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실적 발표 직후 메타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약 10% 급등했다.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2025년은 매우 강력한 사업 성과를 낸 해였다”며 “2026년에는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한 ‘개인 초지능’을 본격적으로 진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번 실적은 메타가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메타는 최근 통신·전자 소재 기업 코닝과 최대 6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데이터센터용 광섬유 케이블을 공급받기로 했다. 저커버그는 컨퍼런스콜에서 “대규모 AI 가속이 이미 시작됐다”며 “AI 에이전트가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했고, 이는 완전히 새로운 제품과 업무 방식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의 AI 전략은 대형언어모델(LLM)을 기존 추천 알고리즘과 결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레드, 광고 시스템을 지탱해온 추천 기술에 개인 맥락을 이해하는 AI를 접목하겠다는 구상이다. 저커버그는 “지금의 앱은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처럼 느껴지지만, 앞으로는 사용자를 이해하는 AI가 개인화된 콘텐츠를 보여주거나 직접 생성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는 2026년 지출 규모를 1,620억~1,690억 달러로 제시했다. 대부분은 AI 인프라 구축과 관련 인력 확충에 투입될 예정이다. 월가에서는 AI 투자 비용이 과도하다는 우려와 함께 ‘AI 거품론’도 제기되고 있지만, 저커버그는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과거 핵심 사업으로 밀었던 메타버스와 가상현실(VR)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 메타는 이번 주 VR 부문인 리얼리티랩스에서 1,000명 이상을 감원했으며, 이는 전체 인력의 약 10%에 해당한다. 리얼리티랩스는 지난해 9억5,500만 달러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60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저커버그는 향후 투자가 스마트 안경과 웨어러블 기기에 집중될 것이라며, 관련 제품 판매가 지난해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확장은 미국 정치권의 새로운 논쟁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막대한 전력 사용과 환경 부담을 이유로 조지아주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며, 메릴랜드와 오클라호마도 유사한 입법을 검토하고 있다. 미 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이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져 가계에 전가되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이에 맞서 메타는 데이터센터의 경제적 효과를 강조하는 홍보에 나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메타는 지난해 말 미국 워싱턴DC에서 약 640만 달러 규모의 광고를 집행하며 일자리 창출 효과를 부각했다. 메타는 데이터센터 건설 과정에서 3만 명, 운영 단계에서 5,0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주장하지만, 해당 수치의 범위와 지속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저커버그는 소셜미디어 중독성 문제를 둘러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메타를 포함한 여러 플랫폼 기업들은 청소년에게 중독성과 피해를 유발하도록 서비스를 설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안이 공개 법정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저커버그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는 해당 재판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