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다시보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막식, 사상 처음 다중 장소 개최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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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2-0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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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026-02-08 0:00

사상 첫 다중 장소 개막식, 산과 도시 동시에 빛나다
이탈리아 문화와 전통, 음악과 패션으로 총집합
산시로에는 일부 국가 선수만, 나머지는 산악 지역 참여
세계적 긴장 속 평화 메시지 강조, 스타 참여로 화제
두 개 성화대 점화, 레오나르도 다빈치 기하학에서 영감

이탈리아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전 세계가 기다리던 말을 전하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의 개막을 공식 선언했다. “올림픽, 이제 시작입니다!”라는 외침과 함께 막이 올랐다 / 사진: 올림픽 게임 공식 계정
밀라노와 코르티나 전역에 올림픽 찬가가 울려 퍼졌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의 연주, 세실리아 바르톨리의 목소리, 그리고 스칼라 극장 어린이 합창단의 합창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순간이 전 세계 관객과 함께 공유되었다
이탈리아 래퍼 갈리가 잔니 로다리의 글귀를 읽으며 “낮에도 밤에도, 바다에서도 해안에서도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전쟁이다”라고 전했다. 평화를 기원하는 아름다운 메시지가 개막식에서 관객과 공유되었다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티나에서 열린 2026년 동계올림픽이 사상 처음으로 다중 장소에서 진행되는 개막식을 통해 공식 막을 올렸다. 이번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다빈치와 단테, 푸치니와 파우시니, 아르마니와 펠리니, 파스타와 와인 등 이탈리아의 대표 문화와 전통을 기리는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또한 세계적인 가수 마라이어 캐리가 ‘넬 블루 디핀토 디 블루(Volare)’를 선보이며 관중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이번 올림픽 개막식은 밀라노 산시로 축구경기장과 알프스의 리비뇨, 돌로미티 산맥의 코르티나 다음페초, 트렌토 자치주 프레다초 등 네 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이에 따라 선수들이 각자의 경기장 근처에서 ‘국가별 입장’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개막식의 첫 다섯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은 밀라노 행사장에는 나타나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그 결과, 그리스, 알바니아, 안도라,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등은 이름표만 산시로에 등장했으며, 실제 선수들은 코르티나와 리비뇨, 프레다초에서 진행되는 행사에 참가했다. 산시로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나라는 아르메니아였으며, 이들의 입장에는 61,000명의 관중과 추가로 모인 사람들이 열렬한 박수로 화답했다. 반면 이스라엘 대표 선수 네 명이 입장했을 때는 일부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발생한 하마스 공격과 가자지구 전쟁으로 인해 올림픽 참가를 제한해야 한다는 일부 의견이 존재한다.

미국 선수단은 환호를 받았지만, 관중석에 모습을 드러낸 미국 부통령 JD 밴스는 야유를 받았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외교 정책, 베네수엘라 군사행동과 그린란드 침공 위협 등으로 동맹국 내 미국 지지가 약화된 상황과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베네수엘라와 우크라이나 선수단은 큰 환호를 받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지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 선수단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전체 92개 국가올림픽위원회 가운데 22번째로 입장했다. 이는 대회 조직위원회가 개최국 이탈리아 언어의 알파벳 순서를 기준으로 정한 입장 순서에 따른 것이다. 한국 선수단은 피겨스케이팅의 차준환, 스피드스케이팅의 박지우를 기수로 세우고 이날 산시로 스타디움 무대에 당당히 등장했다.

유엔 평화대사 샤를리즈 테론이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평화란 단순히 갈등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인종·색깔·신념·종교·성별·계급 등 모든 사회적 차이를 넘어 모두가 번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넬슨 만델라에게서 영감을 받은 아름다운 메시지였다


개막식 조직위원회는 이번 행사를 통해 산과 도시의 이색적 조화를 보여주고, 세계적 긴장 속에서도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행사 말미에는 남아프리카 배우 샤를리즈 테론과 이탈리아 래퍼 갈리가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신임 위원장 커스티 코번트리는 “이번 개막식이 모든 사람에게 존중을 전할 기회로 여겨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장 큰 환호는 당연히 개최국 이탈리아가 입장할 때 나왔다. 이탈리아 선수단은 전통적으로 마지막에 입장하며, 전자음악 버전의 ‘세비야의 이발사’가 울려 퍼졌다. 개막식은 거의 세 시간 가까이 진행되었고, 코번트리 위원장의 연설 후 이탈리아 대통령 세르지오 마타렐라가 공식적으로 개회 선언을 했다.

총 12,000km를 달려온 올림픽 성화 봉송의 모든 여정이 이곳으로 이어졌다. 올림피아에서 시작해 이탈리아의 도시와 산을 지나온 긴 여정이었다

이탈리아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푸치니의 ‘투치니 도르마’ 공연을 마친 뒤, 성화 봉송이 산시로에서 4킬로미터 떨어진 평화의 아치로 이어졌다. 이번 올림픽은 전통적 한 곳의 성화대 대신 두 개의 성화대가 설치되었으며, 이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기하학적 연구를 기리는 의미가 담겼다. 한 성화대는 산시로에, 다른 하나는 코르티나에 위치한다. 성화 점화자는 이탈리아 출신 알파인 스키 올림픽 챔피언 토마바, 데보라 콤파뇨니, 소피아 고지아가 맡았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약 22,000㎢, 뉴저지 주 크기와 맞먹는 지역에 경기장이 흩어져 있어, 알파인 스키, 봅슬레이, 컬링, 스노보드 등 산악 스포츠 선수들이 수시간 동안 이동하지 않고도 개막식에 참여할 수 있었다.

오페라 전설들의 공연, 매우 인상적이고 귀에 쏙 들어오는 곡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탈리아가 음악과 색채로 빛났다. 베르디, 푸치니, 로시니 등 이탈리아 오페라의 세 거장이 이 장엄하고 아름다운 장면의 배경음악을 장식했다
이탈리아 문화에 대한 헌사. 예술, 패션, 문학, 요리 등 이탈리아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기념하는 멋진 아이콘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기념하며 막을 열었다. 경기장은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변신했고, 큐피드와 프시케의 신화가 생생하게 재현되어 전 세계 관객에게 선보였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모두가 바란 것은 바로 마라이어였다. 마라이어 캐리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개막식의 무대 중심에 섰다


밀라노 행사장에서는 18세기 조각가 카노바의 대리석 작품을 재현한 무용 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푸치니, 로시니, 베르디 등 이탈리아 오페라 작곡가들을 형상화한 캐릭터가 등장했고, 색색의 대형 그림 물감과 실크가 하늘에서 떨어지며 다양한 예술과 문화를 상징했다. 고전 로마, 르네상스, 베니스 카니발, 피노키오, 단테의 ‘신곡’ 등도 소개됐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기념하며 막을 열었으며, 경기장은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변신하고, 큐피드와 프시케의 신화가 생생하게 재현되어 전 세계 관객에게 선보였다.

패션 디자이너 고(故)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작품으로 이탈리아 국기 색상인 빨강, 초록, 흰색 의상을 선보이는 런웨이 쇼도 진행됐다. 가수 로라 파우시니가 국가를 부르고, 마라이어 캐리는 관중의 열렬한 환호 속에서 이탈리아어로 ‘Volare’를 선보였다. 또한 배우 사브리나 임파치아토레는 지난 세기의 올림픽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을 진행했고, 배우 겸 코미디언 브렌다 로디지아니는 이탈리아 전통 손짓을 시범하며 문화적 색채를 더했다.

이번 다중 장소 개막식은 이탈리아 문화와 전통을 전 세계에 보여주면서도, 선수들이 각자의 경기장과 가까운 장소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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