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우주·AI 사업 통합…월가서 ‘머스크 주식회사’ 관측 확산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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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2-0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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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2026-02-03 12:37

스페이스엑스, 인공지능 기업 인수…우주·데이터·플랫폼 한몸으로
머스크 “2~3년 내 우주가 가장 싼 인공지능 연산 공간 될 것”
구글은 추격, 마이크로소프트는 회의적…우주 데이터센터 논쟁 격화
테슬라·엑스까지 연결…월가서 커지는 ‘머스크 주식회사’ 관측
인공지능 경쟁과 인류 생존론까지…머스크의 초장기 구상

/ 사진: 스페이스엑스 공식 계정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과 인공지능(AI) 사업이 하나의 회사로 통합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의 로켓 기업과 인공지능 회사를 결합해 월가에서는 이르면 올해 안에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우주 기업 스페이스엑스는 현지 시간으로 월요일 인공지능 기업 엑스에이(xAI)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수로 인공지능 챗봇, 위성 통신 사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등 머스크가 보유한 주요 기술 자산이 하나의 사업 구조로 묶이게 된다.

통합 회사에는 인공지능 챗봇 그록(Grok),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SNS 플랫폼 엑스(X) 등이 포함된다. 머스크는 그동안 막대한 전력과 자원이 소모되는 지상 데이터센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우주로 이전해야 한다는 구상을 반복적으로 제시해 왔다.

머스크는 인수 발표문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우주 기반 인공지능이 유일한 확장 방법”이라며 “우주는 항상 햇빛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2~3년 내 인공지능 연산 비용을 가장 낮게 만드는 방식이 우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태양 에너지를 활용하는 궤도형 데이터센터를 핵심 장기 전략으로 제시하며, 위성 대규모 집적을 통해 기가와트급 인공지능 연산 능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테라와트 단위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기술 통합이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인류 문명을 지구 밖으로 확장하기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분야에서는 구글도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태양광 위성에 인공지능 반도체를 탑재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내년에 시제품 발사가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머스크의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브래드 스미스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최근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가 지상에서 저궤도로 이동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오픈AI 등 경쟁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과거 공동 창립에 참여했던 오픈AI와 갈등을 겪은 뒤 2023년 엑스에이를 설립해 독자적인 인공지능 개발에 나섰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역시 인공지능 중심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머스크는 판매 둔화에 직면한 자동차 사업 대신 자율주행 택시와 인간형 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 엑스에이에 20억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과거에도 자신이 지배하는 기업들을 결합한 전례가 있다. 테슬라는 10년 전 태양광 기업을 인수했으며, 최근에는 엑스에이가 SNS 플랫폼 엑스를 사들였다. 월가에서는 머스크가 여러 회사를 통합한 이른바 ‘머스크 주식회사(Musk Inc.)’를 구축하려 한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머스크의 자산을 7,680억 달러로 추산했다. 그는 이 외에도 뇌 이식 기술 기업과 지하 터널 굴착 사업체를 소유하고 있다.

스페이스엑스의 엑스에이 인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외부 투자자 중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이 참여한 투자펀드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엑스에이는 우주 데이터센터 구상과 별도로 지상 인프라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미국 남부 지역에 200억 달러를 투입해 대형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머스크는 이번 통합이 인류가 지구 밖으로 거주 영역을 확장하는 장기 목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최근 국제 회의에서 인류를 “광대한 어둠 속의 작은 의식의 불빛”에 비유하며 문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