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대법원, 홍콩계 항만 운영권 취소…파나마운하 둘러싼 미중 갈등 격화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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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2-01 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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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026-02-01 6:31

미중 전략 경쟁 속 파나마운하 항만 운영권 위헌 판결
파나마 대통령 “운하와 항만 운영 중단 없이 정상 유지”
미국, 중국 영향력 차단 성과…중국과 홍콩 정부 강력 반발
기존 운영사 “법적 근거 없는 결정”…국내외 소송 가능성 시사
덴마크 기업 과도기 운영 후 새 운영권자 선정 예정

파나마 운하 입구에 위치한 허치슨 포츠 PPC 항만 / 사진출처: 허치슨 포츠 PPC 공식 계정

파나마 대법원이 홍콩계 기업 허치슨 포츠 PPC가 운영 중인 파나마 운하 태평양 발보아 항만의 운영권을 취소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 기조가 중미 지역에서 다시 한 번 힘을 얻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전했다.

가디언은 파나마 대법원이 현지시간 29일, 홍콩에 본사를 둔 대기업 계열사가 보유한 항만 운영권이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해당 판결은 파나마운하를 둘러싼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결정으로 평가되며, 중국과 홍콩 정부의 강한 반발을 불러왔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판결 다음 날 영상 연설을 통해, 법원 결정이 공식적으로 집행되기 전까지는 기존 운영사와 협력해 항만 운영이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운영권이 공식 종료되면 덴마크 물류기업 계열사가 과도기적으로 항만을 운영하며, 이후 새로운 운영권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물리노 대통령은 “파나마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항만은 중단 없이 운영될 것이고 우리는 세계를 향한 물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파나마 감사원이 지난 2021년 체결된 25년 연장 계약 과정에서 불법성과 행정적 문제를 지적한 감사 결과 이후 나왔다. 가디언은 미국 행정부가 파나마운하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차단하는 것을 서반구 핵심 외교 과제로 삼아왔으며, 파나마가 미국 국무장관의 첫 해외 방문국이었다는 점을 함께 전했다.

파나마 정부와 운하 당국은 그동안 중국이 운하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지만, 미국 측은 항만 운영 자체를 국가 안보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미국 대통령은 과거 파나마운하의 통제권을 미국이 다시 가져와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대법원의 판결문은 향후 항만 운영의 구체적인 절차나 일정에 대해서는 명확한 지침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운영사 측은 아직 공식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해당 운영권은 국제 입찰을 통해 투명하게 획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판결이 법적 근거가 부족하며, 수천 명의 파나마 국민의 생계와 국가의 법적 안정성을 위협한다고 반발했다. 회사 측은 파나마 내 또는 해외에서 법적 대응에 나설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홍콩 정부는 이번 결정에 대해 외국 정부가 강압적이거나 부당한 방식으로 홍콩 기업의 이익을 해치는 데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파나마 정부가 계약의 정신을 존중하고 공정한 사업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재 상황을 고려해 홍콩 기업들이 현지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 당국도 해당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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