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미만 40% 이용 플랫폼…로블록스, 아동 안전 책임 도마 위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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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2-2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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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026-02-20 23:25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공공이익 침해·허위광고 위반 혐의로 소송 제기
플랫폼 설계가 아동을 성범죄 표적으로 만든다 주장
매일 1억 4400만 명 이용, 13세 미만 40% 이상
이용자 생성 콘텐츠·연령 확인·관리 감독 부실 논란
로블록스 “안전 핵심 설계…유해 콘텐츠 감시 강화” 반박

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머테이오에 위치한 로블록스 본사 건물 / 촬영: Coolcaesar, CC BY 4.0, 위키미디어 공용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가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를 상대로 아동 안전 문제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는 로블록스가 아동을 성적 콘텐츠와 온라인 성범죄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으며, 적절한 관리·감독과 연령 확인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현지시간 20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법률고문실은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고 캘리포니아주 허위광고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로블록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는 “로블록스는 자사 플랫폼을 아동에게 안전하고 적절한 공간으로 묘사하지만, 실제로는 플랫폼 설계 자체가 아동을 소아성애자의 쉬운 표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카운티 측은 로블록스가 이용자 생성 콘텐츠를 충분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으며, 연령 제한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고 있고, 플랫폼 내 부적절한 콘텐츠와 성범죄자가 초래하는 위험의 정도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의 법률 담당자 다윈 해리슨은 “이는 단순한 안전상의 실수가 아니라, 소아성애자들이 무고한 아동을 노릴 수 있도록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는 문제”라며 “그 결과는 그루밍에서 착취, 실제 폭행에 이르기까지 끔찍한 트라우마로 이어진다”고 밝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번 소송은 온라인 기업의 착취적 관행에 책임을 묻기 위한 최근의 움직임 가운데 하나라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사회관계망서비스 기업들을 상대로 중독성 있는 알고리즘이 청소년을 겨냥하고 있다는 주장의 재판도 진행 중이다. 이 재판에는 페이스북을 포함한 주요 기업들이 피소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감독위원회 의장 힐다 솔리스는 “이번 소송은 온라인 포식자와 부적절한 콘텐츠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로블록스는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킬 책임이 있지만, 대신 플랫폼이 그루밍과 착취에 노출되는 공간이 되도록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전 세계에서 매일 약 1억 4400만 명의 활성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40% 이상이 13세 미만이다. 이용자들은 다양한 게임과 체험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공유하며 즐길 수 있고, 서로 채팅을 하고 아바타를 꾸밀 수 있다.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가상 화폐를 구매해 특정 기능이나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는 구조다.

로블록스는 그동안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콘텐츠로부터 아동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2024년 공매도 전문 조사기관 힌덴버그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로블록스를 두고 아동을 그루밍과 음란물에 노출시키는 공간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힌덴버그 보고서는 아동 안전 문제뿐 아니라 기업 가치 고평가 가능성도 함께 제기했다.

자료:팩트셋 / 그래픽: 유스풀피디아


시장조사기관 팩트셋 자료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매출 대비 기업가치 비율이 8.55배로, 테이크투 인터랙티브(4.84배), 일렉트로닉 아츠(5.26배), 닌텐도 ADR(미국 예탁증서)보다 6.2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로블록스가 동종 게임업체 평균보다 약 57% 높은 프리미엄 평가를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시장이 로블록스의 성장성을 크게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과 함께 고평가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달에는 호주 정부가 아동 안전 문제와 관련해 로블록스 측과 긴급 회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로블록스는 소송 제기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로블록스는 성명을 통해 “플랫폼은 안전을 핵심에 두고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유해한 콘텐츠와 의사소통을 감시하는 고도화된 안전 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채팅을 통해 이미지를 주고받을 수 없도록 해 다른 온라인 공간에서 흔히 발생하는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규정을 위반한 이용자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치하고 있으며,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해 책임을 묻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블록스는 “아동 보호에는 끝이 없으며, 어떤 시스템도 완벽할 수는 없지만 안전을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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