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투자 폭증에 DRAM·NAND 공급부족 장기화 전망
미래에셋증권 “목표주가 40만원 유지…과거와 다른 구조적 성장”
AI 장기공급계약 확대에 실적·배당·수익성 모두 급변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수혜주로 재평가되며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변화 중심에 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경기 변동에 따라 실적과 가격이 급등락하던 전통적 메모리 사이클에서 벗어나, 데이터센터 중심의 장기 공급 계약 확대와 고부가 메모리 수요 증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고수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5월 11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0만원을 유지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 산정 과정에서 사업부별 가치 합산 방식을 적용했으며, 2026년 예상 주당순자산가치(BPS)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은 약 3.9배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는 글로벌 메모리 업종 평균인 5.7배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시장은 삼성전자의 수익성 체질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과거 10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3% 수준에 머물렀지만, 미래에셋증권은 2026~2028년 평균 ROE가 4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업이 자기자본 100원으로 연간 43원의 순이익을 창출한다는 의미로, 국내 대표 제조업은 물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중심의 메모리 수요 폭증이 이어지면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산업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AI 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CoreWeave)의 올해 1분기 수주잔고는 전 분기 대비 48.8% 증가한 994억8,000만(약 148조2천억 원)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분기 매출의 약 50배에 달하는 규모다. 코어위브는 이 같은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올해 연간 최대 358억(약 53조3천억 원)달러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구글 클라우드와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각각 4,688억(약 698조4천억 원)달러, 3,658억(약 544조8천억 원)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각사의 분기 매출 대비 각각 23배, 10배 수준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단기 현금흐름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공격적인 데이터센터 투자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생성형 AI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도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과거 메모리 시장은 수요 예측 실패와 공급 과잉이 반복되며 극심한 가격 변동성을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장기 공급 계약 확대와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안정적 재고 확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샌디스크는 올해 1분기 총 416억(약 61조9천억 원)달러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데이터센터향 분기 매출의 약 28배 규모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역시 유사한 형태의 중장기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수급 지표 역시 우호적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DRAM 시장의 수요충족률은 지난해 -5.0%, 올해 -4.1%를 기록한 데 이어 2026년 -2.1%, 2027년 -1.4% 수준으로 공급 부족이 지속될 전망이다. NAND 역시 2024년 -5.6%, 2025년 -7.7%에 이어 2028년까지 마이너스 수급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AI 서버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고용량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공급 확대 속도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도 가파르게 상향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328조5,780억원, 2027년에는 444조8,420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각각 49.5%, 52.7%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예상 매출은 664조2,550억원, 844조3,150억원으로 제시됐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DRAM 평균판매가격(ASP)이 전 분기 대비 23%, NAND는 3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트그로스(Bit Growth) 역시 DRAM 7%, NAND 3% 수준으로 전망되면서 가격 상승과 출하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당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가 2026년 최소 25%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며, 보통주 기준 예상 배당수익률은 3.8%, 우선주는 5.6%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력과 장기 공급 계약 확대가 향후 설비투자와 주주환원 정책의 안정성을 동시에 높여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산업이 과거와 다른 장기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AI 서버 확대 과정에서 안정적인 메모리 확보 중요성이 커지면서, 대규모 생산능력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보유한 삼성전자의 전략적 가치 역시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