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에 반도체 수익성 압박…중소 수출기업도 부담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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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10-2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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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경제비즈니스
2026-10-22 0:23

환율 효과 약화에 수출기업 수익성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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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그래프는 2026년 원·달러 환율의 일별 변동과 최근 하락세를 보여준다. 오른쪽 표는 9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순유출 현황으로, 주식과 채권을 합쳐 199억7,000만 달러(원화 약 27조 1,308억 원)가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환산액은 9월 평균환율 1,358.58원을 적용한 수치다. / 자료: 인베스팅닷컴·한국은행 / 그래픽: 유스풀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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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의 통화긴축 장기화 우려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달러 강세에도 국내 수출기업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늘어나면서 원화 가치가 상승한 영향이다. 특히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산업에서는 환율 하락이 원화 환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수익성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월 발표한 ‘2026년 9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국내 원·달러 환율은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이어졌으며,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순유출이 확대되는 등 불안 요인이 지속됐다.

특히 9월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주식 141억6,000만 달러, 채권 58억1,000만 달러 등 총 199억7,0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이는 8월 순유출액 45억 달러의 약 4.4배에 달하는 규모로, 9월 원·달러 평균환율 1,358.58원을 적용하면 약 27조 1,300억 원에 해당한다. 외국인 투자자금의 대규모 순유출은 일반적으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이는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 증가 등 외환시장의 다양한 수급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7월 말 1,424.0원에서 8월 말 1,368.6원, 9월 말 1,352.8원으로 하락한 데 이어 10월 21일에는 1,326.11원까지 내려갔다. 7월 말 대비 97.89원 하락한 수준이다. 환율 변동성도 다시 확대돼 전일 대비 일평균 변동폭은 8월 4.4원에서 9월 7.0원으로 증가했으며, 변동률 역시 0.31%에서 0.52%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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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제공 / 그래픽: 유스풀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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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환율 역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KB국민은행은 10월 20일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와 역외시장의 원화 강세 베팅이 환율 하락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도 반도체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근거로 원·달러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내년에는 1,250원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중동 정세, 국제유가 상승 등은 환율 반등 요인으로 남아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수익성은 환율 변화와 생산시설 가동률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원화 강세는 원화 환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도체 제조업의 환율 영향을 분석한 추정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50원 상승할 경우 매출총이익률은 약 11.4%, 영업이익률은 약 14~15%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다만 실제 수익성 변화는 기업별 매출 구조와 제조원가, 환율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제조원가 경쟁력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설비투자와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 비중이 높아 생산시설 가동률이 제조원가와 수익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생산량 조절을 통한 가격 방어는 반도체 시장의 수급 안정에 기여할 수 있지만, 가동률 확대는 단위당 고정비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특히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능력 확대와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국내 기업들이 제품 가격과 생산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향후 수익성 경쟁의 주요 변수로 부각될 전망이다.

중소 수출기업 역시 원화 강세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달러로 받는 수출대금의 원화 환산액이 감소하는 반면 인건비와 고정비 부담은 유지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의 2020년 조사에서는 수출 중소기업의 62.3%가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특히 한국무역협회의 올해 7월 조사에서도 수출기업의 47.9%가 환율 변동에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고 답해 환위험 관리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다만 수입 원자재 비중이 높은 기업은 환율 하락으로 제조원가 부담이 완화될 수 있어 기업별 수익성 영향은 엇갈릴 전망이다.

결국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여부는 반도체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수출기업의 수익성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 개선 효과가 약화되는 국면에서 제조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성 확보, 환위험 관리 역량이 국내 수출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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