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장중 1.9% 급등 후 상승분 반납…월가 변동성 여전
엔비디아·암호화폐 등 기술주 급락, AI 투자 거품 우려 지속
9월 고용 호조에도 실업률 소폭 상승…12월 금리 인하 가능성 41%
월마트, 3분기 실적 호조로 장중 5.7% 급등…소비자 수요 견인
다우지수 장중 1,115포인트 변동, 지난 4월 이후 최대 폭

미국 증시가 20일(현지시간) 큰 변동성을 보이며 등락을 반복했다. S&P 500 지수는 장중 한때 1.9% 급등하며 5월 이후 최고 상승세를 기록하는 듯했으나, 곧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최대 1.1% 하락했다. 오후 1시 기준으로는 0.9% 하락한 상태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90포인트, 0.6% 하락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1% 떨어졌다.
시장의 변동은 엔비디아, 암호화폐 등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종목군에서 집중됐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거의 12만5천 달러에서 장중 8만7천 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여름 분기 실적에서 큰 이익을 기록하고 향후 매출 전망도 예상치를 상회하며 AI 주식 거품 우려를 일부 완화했다.
AP통신에 따르면, UBS 분석가 팀 아쿠리는 “엔비디아 주가는 앞으로도 상승 여력이 크며, AI 인프라 수요 증가가 전체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베스토피디아는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주식 전략 담당 다니엘 그로브너의 발언을 인용해, “최근 IT 섹터의 조정은 건강한 조정으로 볼 수 있으며, 엔비디아의 강한 실적은 기술주 모멘텀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장 초반 5% 상승했으나 장중 1.5% 하락으로 돌아섰다.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인 만큼, 주가 변동은 S&P 500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AI 칩과 데이터 센터 투자가 실제 경제적 수익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엔비디아가 향후 3개월 동안 650억 달러 규모 칩 판매를 예상하지만, 아마존 등 관련 기업의 수익 증대로 연결될지는 확인이 필요하다.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 펀드 매니저 조사에서는 기업들이 과도하게 투자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AI 거품 가능성은 낮지만, 발생할 경우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최대 리스크로 꼽혔다. 실제로 아마존은 장 초반 2.1% 상승에서 1.7% 하락, 팔란티어 테크놀로지는 5.5% 상승에서 4.6% 하락으로 급등락을 반복했다. 로빈후드 마켓과 코인베이스는 각각 8.4%, 6.9% 하락했다.
금리와 관련해서는 9월 고용보고서가 일부 안도감을 제공했다.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가 11만9천 개 증가하며 시장 예상의 두 배를 기록했지만, 실업률은 소폭 상승해 연준이 12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 CME 그룹 자료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일 30%에서 약 41%로 소폭 높아졌다. 연준의 금리 정책은 주식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며, 올해 연준은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이미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주가 상승세를 견인한 종목 중 하나는 월마트였다. 월마트는 3분기 실적과 매출이 월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장중 5.7% 급등했다. 경기 불안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끌어모은 실적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채권 시장에서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전일 4.13%에서 4.09%로 소폭 하락했다.
특히 이날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전일 대비 718포인트 상승한 4만6,856을 기록했으나, 엔비디아 중심의 랠리가 사그라들면서 최저 4만5,741까지 떨어져 1,115포인트의 장중 변동성을 보였다. 이는 지난 4월 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관세 90일 유예 발표 이후 최대 수준이다. 현재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약 300포인트 하락한 0.7% 수준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