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HD현대중공업·에코프로에 공매도 집중…조선·반도체 대형주 중심 수급 공방 지속
거래소, 공매도 과열종목 17개 지정…“변동성 확대 속 업종별 수급 차별화”

국내 증시 공매도 거래가 하루 만에 큰 폭으로 감소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총 2조6,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 대비 약 1조6,049억원 감소한 규모다.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은 2.59%로 나타났다. 전날 코스닥 공매도 비중이 최근 1년 내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던 점을 감안하면 단기 과열 양상이 일부 진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증권시장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2조2,239억원으로 전일(3조4,676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 역시 3.39%에서 2.68%로 낮아졌다. 코스닥시장 역시 공매도 거래대금이 8,343억원에서 4,731억원으로 감소했고, 비중은 3.42%에서 2.21%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최근 급등 종목 중심으로 차익 실현 성격의 공매도 물량이 상당 부분 소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투자 주체별 흐름에서는 외국인 중심의 공매도 우위가 여전히 뚜렷했다. 코스피 시장 공매도의 66.81%는 외국인이 차지했고 기관은 32.37%, 개인은 0.82% 수준에 머물렀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 비중이 63.09%로 기관(36.39%)을 크게 웃돌았다. 최근 원화 강세와 반도체·조선·방산 업종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헤지 거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목별로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공매도 거래가 집중됐다.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가 2,367억원 규모로 가장 많았고, LS ELECTRIC, HD현대중공업, 현대차, 미래에셋증권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공매도 거래 비중이 11.44%에 달했음에도 주가는 6.94% 급등해 조선 업종의 강한 수급을 재확인했다. 현대차 역시 833억원 규모의 공매도가 발생했지만 주가는 4% 상승 마감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공매도 비중 5.93%를 기록하며 주가가 5.73%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공매도 거래가 집중됐다. 에코프로는 300억원 규모의 공매도가 발생하며 주가가 1.9% 하락했고, 에코프로비엠은 135억원 규모 공매도에도 불구하고 3.06% 상승했다. 반도체 장비주 피에스케이는 공매도 비중이 21.19%에 달했지만 주가는 1.91% 오르며 매수세가 우위를 보였다. 시장에서는 2차전지와 AI·반도체 관련 성장주의 경우 공매도 확대에도 기관과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가 동시에 유입되는 혼조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공매도 비중 상위 종목에서는 리츠와 일부 중소형 성장주가 두드러졌다. 코스피에서는 KB발해인프라와 롯데리츠, SK리츠, 한화리츠 등이 공매도 비중 20%를 웃돌았다.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배당형 자산에 대한 단기 차익 거래가 활발해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코스닥에서는 콜마비앤에이치와 골프존, 루닛, 웹젠 등이 높은 공매도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의료 AI 대표주인 루닛은 공매도 비중이 24.94%까지 치솟으며 주가가 6.5% 하락했다.
공매도 잔고는 보고 시차(T+2)로 인해 4월30일 기준 데이터까지 공개된 상태다. 해당 기준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에는 자동차·반도체·2차전지 업종이 대거 포함됐다. 코스피에서는 현대차의 공매도 잔고금액이 1조9,63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미반도체와 HD현대중공업, LG에너지솔루션 등이 뒤를 이었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가 1조1,960억원 규모로 최대 잔고를 기록했고, 에코프로비엠·알테오젠·HLB·펩트론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변동성이 큰 성장주를 중심으로 헤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부 종목의 경우 과도한 공매도 잔고가 향후 숏커버링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기준 공매도 과열종목 17개를 지정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에스원과 쏘카, 한화리츠 등이 포함됐고, 코스닥시장에서는 제룡전기·화일약품·골프존홀딩스·뷰노·민테 등 12개 종목이 지정됐다. 과열종목 지정 시 해당 종목은 다음 거래일 공매도 거래가 제한된다.
시장에서는 최근 공매도 거래가 단순한 하락 베팅보다는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의 헤지 성격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실적 시즌과 미국 금리 경로 변화에 따라 외국인 수급 중심의 공매도 전략은 업종별로 차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