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병에서 우주로…아이들의 호기심이 민간 우주 시대를 잇다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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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2-27 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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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풀인사이트
2025-12-27 2:03

강서성 학생들, 플라스틱 병으로 2단 물 로켓 발사
직접 체험하며 과학 원리와 문제 해결 능력 습득
왕인 교사, 실험과 실패 속에서 배우는 과학 강조
물 로켓 실험, 민간 우주 산업과 세대 연결 보여줘
어린 시절 호기심과 탐구심이 미래 혁신 기술 인재로 이어져

공원 한가운데서 플라스틱 병이 하늘로 솟구쳤다. 물이 분사되고, 공중에서 두 동강이 나뉜 뒤 낙하산이 펼쳐졌다. 이를 지켜보던 아이들의 환호 속에서, 한 편의 작은 우주 발사가 완성됐다 / 사진출처 :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 SNS

중국 강서성 지안의 한 과학 교사가 학생들과 함께 플라스틱 병과 물, 간단한 압력 장치로 만든 2단형 물 로켓을 발사해 현지 언론과 온라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소식은 중국 관영 매체 인민일보에도 소개될 정도로 화제가 되었다.

발사된 물 로켓은 공중에서 2단 분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마지막에는 낙하산이 열리며 안전하게 지면으로 착지했다. 이를 지켜본 학생들은 환호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교사 왕인(王印)은 이러한 순간이야말로 학생들에게 과학의 즐거움과 탐구 정신을 심어주는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왕인은 기계공학을 전공했으며, 이전에도 물 로켓 수업으로 온라인상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학생들에게 “병 안에 일정 비율의 물을 넣고 공기를 압력으로 가하면, 병이 위로 튀어 오르는 반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실제 로켓 원리와 동일하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진정한 교육은 이런 것이다”라며 학생들의 체험이 남기는 의미를 강조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은 단순히 과학 이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실험을 설계하고 발사하며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면서 문제 해결 능력과 인내심을 기른다”며, “이런 경험이야말로 과학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오래 기억하게 하는 밑거름”이라고 평가했다.

/ 사진출처: 오리엔스페이스 홈페이지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단순한 체험형 과학 활동이 미래 민간 우주 산업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중국 민간 로켓 기업 오리엔스페이스는 고체연료 발사체 ‘그래비티 1(Gravity 1)’을 개발·발사하며 상업용 우주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래비티 1은 높이 약 30m, 이륙 중량 약 405톤의 3단 고체연료 로켓으로, 4개의 측면 부스터를 갖춰 저궤도 위성 발사에 필요한 안정적인 운반 능력을 확보했다. 비행 안정성과 자세 제어를 고려한 설계가 적용돼 고체연료 로켓임에도 불구하고 신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그래비티 1은 2024년 1월 첫 비행에 성공하며 중국 민간 우주기업이 자체 개발한 로켓으로 궤도 진입에 성공한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됐다. 이어 2025년 10월에는 산둥성 하이양 연안 발사장에서 두 번째 비행을 수행해 광학 원격탐사 위성 1기와 실험 위성 2기를 예정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이 발사는 로켓 설계의 신뢰성과 발사·비행 절차 전반을 추가로 검증하고, 다양한 비행 궤도에 대한 운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오리엔스페이스는 현재 그래비티 1에 이어 중형 발사체 그래비티 2와 대형 발사체 그래비티 3의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그래비티 2는 재사용 가능한 1단 회수 기술을 적용한 중형 발사체로 저·중궤도 위성 운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래비티 3는 대규모 탑재량과 심우주 운송 능력을 염두에 둔 차세대 대형 발사체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민간 발사체 개발의 흐름은 강서성 학생들이 플라스틱 병으로 로켓을 만들며 키운 호기심과 도전 정신이 훗날 산업 현장에서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오늘의 체험형 교육이 내일의 혁신적 기술력으로 이어진다”며, “정해진 답을 외우는 수업이 아니라 직접 만들고 실패하며 배우는 경험이 미래 과학기술 인재를 키운다”고 평가했다. 민간 우주 산업의 성장 역시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작은 실험과 질문들이 차곡차곡 쌓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늘 아이들이 쏘아 올린 물 로켓은 장난감이 아니라, 내일의 민간 우주 산업을 떠받칠 질문과 상상력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