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시호크스, 11년 만의 복수… 슈퍼볼 29-13 완승
케네스 워커 3세, 135야드 러싱 MVP 선정
샘 다놀드, 과거 좌절 딛고 슈퍼볼 챔피언 등극
패트리어츠 젊은 쿼터백 드레이크 메이, 공격 잠재력 발휘했지만 역부족
슈퍼볼 광고판, AI 기업들의 플랫폼 경쟁과 광고 전쟁도 치열

올해 미국 프로풋볼(NFL) 슈퍼볼 2026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미국 자본과 기술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장으로 주목받았다. 구글, 아마존, 메타, 오픈AI, 앤트로픽 등 주요 AI·빅테크 기업과 젠스파크, 윅스(Wix) 등 중소 AI 기업들도 광고주로 참여했으며, 30초 기준 광고 단가는 평균 800만 달러(약 116억 7,680만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 광고는 1,000만 달러(약 146억 200만 원)를 넘으며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자동차 업체들의 광고 비중은 2012년 40%에서 지난해 7%로 급감하며, 전통 산업을 대신해 기술 기업들이 슈퍼볼 광고판을 채우는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광고 경쟁이 AI 플랫폼 주도권과 수익 모델, 자본력을 둘러싼 전략적 총력전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관중과 시청자는 시애틀 시호크스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승부에 몰입했다. 시호크스는 11년 만에 두 번째 슈퍼볼 우승을 차지하며, 2015년 패트리어츠가 시호크스를 상대로 거둔 극적인 승리의 리매치를 설욕했다. 공격의 핵심 케네스 워커 3세는 27회 러싱으로 135야드를 기록하며 MVP로 선정됐다. 쿼터백 샘 다놀드는 202야드를 패스하며 한 차례 터치다운을 기록, 과거 드래프트 당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좌절을 딛고 슈퍼볼 챔피언으로 우뚝 섰다. 경기 후 다놀드는 “내 커리어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생각하면 믿기지 않는다. 이 팀과 함께라서 더없이 기쁘다. 우리 수비와 스페셜팀에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패트리어츠 쿼터백 드레이크 메이는 슈퍼볼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23세의 나이로 선발 출전했다. 정규시즌에서는 뛰어난 활약을 보였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다섯 번의 턴오버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이날 메이는 초반 두 패스를 성공시키고 11야드 러닝까지 보이며 공격을 이어갔으나, 시호크스의 강력한 패스러시와 수비라인 압박에 막혀 첫 드라이브는 펀트로 끝났다. 다놀드 역시 첫 슈퍼볼 출전이었지만, 경기 초반 7번 패스 시도 중 3번만 성공하며 두 번째 공격도 펀트로 마쳤다. 첫 쿼터 종료 시 양 팀 합산 공격 야드는 99야드, 득점은 단 3점에 불과하며, 경기 초반은 수비력 대결로 전개됐다.

둘째 쿼터 초반 워커는 30야드, 29야드 연속 돌파를 통해 시호크스를 필드골 범위로 이끌었고, 마이어스의 필드골로 점수는 6-0으로 벌어졌다. 시호크스 패스러시는 계속 위력을 발휘했고, 루키 디펜시브 엔드 라일리 밀스가 메이를 쓰러뜨리며 패트리어츠 공격을 종료시켰다. 이후 마이어스의 추가 필드골로 전반을 12-0으로 마쳤다. 양 팀 쿼터백의 패스 성공률은 45%, 워커의 러싱 야드는 전반만 94야드에 달했다.
후반 들어 패트리어츠 공격은 조금 살아났지만 역부족이었다. 다놀드는 16야드 터치다운 패스로 AJ 바너를 연결하며 시호크스 점수를 19-7로 벌렸다. 패트리어츠는 맥 홀린스의 35야드 터치다운 패스로 반격했지만, 메이의 인터셉션과 추가 실책으로 더 이상 점수 추격은 불가능했다. 시호크스 마이어스는 이날 다섯 번째 필드골을 성공시키며 슈퍼볼 기록을 세웠고, 마지막 쿼터에는 우체나 은우수의 인터셉션 러닝으로 추가 터치다운을 기록하며 최종 점수는 29-13으로 마무리됐다. 시호크스 코너백 데본 위더스푼은 NBC와 인터뷰에서 “매일 서로를 믿고 코치를 믿는 선수들의 팀이다. 이런 기분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특별하다”고 말했다.
이번 슈퍼볼에서는 AI 기업들의 광고 경쟁이 경기 못지않게 주목받았다. 특히 엔트로픽은 경쟁사 AI의 광고 계획을 유머러스하게 비꼬면서, 자사 클라우드 챗봇 클라우드에는 광고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풍자이지만, 그 안에는 브랜드 전략과 시장 포지셔닝을 동시에 보여주는 계산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번 광고를 보면, 엔트로픽은 웃음을 통해 경쟁사를 살짝 공격하면서도, 동시에 자신들이 추구하는 깨끗한 사용자 경험과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마케팅 전략과 메시지 전달을 결합한 스마트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슈퍼볼이라는 대형 플랫폼을 활용해 소비자와 업계 모두에게 자신들의 위치를 각인시키려는 시도가 돋보인다.
종합하면, 이번 광고는 경쟁 풍자와 자기강조, 전략적 포지셔닝을 한꺼번에 담아낸 사례로, AI 산업에서 광고가 단순 홍보를 넘어 시장 경쟁력과 브랜드 전략을 보여주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