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호황 힘입어 대만 경제, 2025년 8.6% 성장...15년 만에 최고 속도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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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2-01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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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2026-02-02 6:08

AI 수요 급증, 대만 수출 견인
15년 만에 최고 성장률 8.6% 기록
미국과 무역협정 체결, 관세 15%로 인하
TSMC·폭스콘, AI 호황 속 최대 실적 경신
대외 불확실성 여전

올해 1월에 열린 뉴욕 NRF 2026 전시회에서 대만 기업 미디어텍이 엣지 AI·5G 기술을 선보였다 (사진: 미디어텍 공식 게정)

대만 경제가 2025년 연간 8.6% 성장률을 기록하며 15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팽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중심 산업이 인공지능(AI) 관련 호황과 미국으로의 선적 급증에 힘입은 결과다.

대만 경제는 2020년 3.4% 성장한 데 이어, 2021년 6.6%로 회복세를 보였다. 2022년에는 2.6%로 성장세가 둔화됐으나, 2023년 1.1%까지 낮아졌다. 이후 2024년 5.27%로 반등했고, 2025년에는 AI 호황과 수출 증가에 힘입어 8.63%로 15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대만 통계청이 발표한 잠정치에 따르면, 이번 성장률은 경제학자들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으며,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만은 1월초 미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대만산 수입품에 부과하던 관세를 기존 20%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대만 기업들은 반도체와 AI 분야에서 최소 2,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를 약속했다. 경제학자들은 이번 협정이 수출을 더욱 촉진하고 올해 경제 성장에 추가적인 동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제학자 샤오칭 피와 헬렌 차오에 따르면, “AI 관련 수요는 2026년에도 대만 수출 실적을 지지하며, 글로벌 AI 투자 확대 속에서 전체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만은 AI 서버, 컴퓨터 칩, 정밀기기 등의 주요 제조국이다.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거의 35% 증가했으며, 기술 관련 품목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특히 미국으로의 선적은 78% 급증했다.

AI 호황은 또한 대만 주요 기술기업들의 기록적인 수익과 매출을 견인했다. 세계 최대 계약 반도체 제조사인 TSMC는 엔비디아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으며, 시가총액 기준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다. 전자 대기업 폭스콘도 엔비디아용 AI 서버를 제작하고, 애플 제품을 조립한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올해 성장은 지난해 높은 성장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다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도이체방크는 대만 경제가 2026년에는 4.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호황이 거품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주요 리스크로 꼽힌다. 대만 경제가 기술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과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중국과의 긴장은 향후 대만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주장하며, 최근 대만 주변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여 대만 봉쇄나 점령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