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 신규 설치 300GW 육박, 산업 구조 변화와 맞물려 배출 증가 억제…전문가 “2030년 이전 정점 달성 가능성 커져”
● 3분기 전력 부문 CO₂ 배출은 전년 대비 정체, 그러나 전력 수요 증가율은 상반기 3.7% → 3분기 6.1%로 가속화
● 태양광 발전 46%, 풍력 발전 11% 증가하며 전력 부문 배출 억제 주도
● 올해 1~9월, 태양광 240GW·풍력 61GW 신규 설치…2025년 재생에너지 기록 경신 전망
● 운송 부문 석유 소비·배출 5% 감소, 반면 화학·플라스틱 산업은 10% 증가하며 상쇄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최근 18개월 동안 정체 혹은 감소세를 보이면서, 세계 최대 배출국이 2030년 배출 정점 목표를 앞당겨 달성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영국 기후·에너지 전문 매체 카본 브리프와 에너지·청정공기 연구센터(CREA)의 분석에 따르면, 전력 부문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 구조 변화가 맞물리며, 지난 2025년 3분기 중국의 CO2 배출량은 전년 동기와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이 LED 조명을 밝히기 위해 사용하는 전기의 절반 이상이 석탄화력발전에서 나온다는 사실이 주목받았다. S&P Global과 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의 석탄화력 발전량은 세계 전체 석탄화력 발전량의 약 53%를 차지하며, 단일 국가로서는 압도적인 규모다. 이 같은 전력 구조는 안정적인 공급에는 기여하지만,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 부문 배출 정체
재생에너지 확대는 중국 배출 정체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2025년 1~9월 중국은 태양광 240GW, 풍력 61GW를 신규 설치하며 전력 공급 구조를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특히 태양광 발전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 풍력은 11% 증가했다. 이러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핵·수력의 소폭 증가가 맞물리며, 전체 전력 부문의 CO2 배출은 전년 수준에서 유지됐다.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전력 생산에서 석탄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산업용 전력 수요와 도시 전기 소비 증가가 석탄 사용량 증가를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의 증가는 단순히 전력 부문 배출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향후 중국 산업 구조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중국 정부는 탄소 배출 정점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정책 프레임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1+N’ 구조로 설계된 정책 체계 하에서, 국가 차원에서는 2030년 이전 탄소 정점 달성을 위한 실행 계획을 마련하고, 핵심 산업과 행정 구역별로 구체적인 배출 감축 로드맵을 설정하고 있다. 에너지 전환, 산업 구조 조정, 녹색·저탄소 운송, 순환경제 활성화, 기술 혁신, 탄소 흡수원 확충 등 다각적 정책이 병행되며, 정부와 시장, 국내외 협력을 동시에 활용해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은 단기적인 배출 억제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중국의 전력 구조 변화와 산업 생태계, 그리고 국제 기후 목표 달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구조 변화와 배출 양상
산업별 배출 변화도 흥미롭다. 시멘트·철강 생산은 부동산 경기 위축과 구조조정에 따라 각각 7%, 1% 감소하며 배출 억제에 기여했다. 그러나 화학 산업과 플라스틱 생산 확대는 오히려 석유·가스 소비를 늘려 전체 배출량을 상쇄했다. 이에 따라 2025년 중국 전체 배출은 1~3% 내 변동 가능성이 있으며, 최종 연간 수치는 4분기 경제·산업 활동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교통 분야에서는 전기차 보급 확대가 배출 감소로 이어졌다. 3분기 운송용 석유 소비는 전년 대비 5% 감소했으며, 전기차 확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산업용 석유와 가스 소비는 10% 증가하며 전체 소비량을 소폭 끌어올렸다. 이처럼 부문별 상반된 트렌드가 중국 배출 정체 현상을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탄소강도 목표 달성과 5개년 계획
그러나 중국의 탄소강도(단위 GDP 당 CO2 배출량) 목표 달성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21~2025년 계획 기간 목표였던 18% 감축은 연말 기준 약 12% 달성에 그칠 전망이며, 이는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 다음 5개년 계획에서 더욱 가파른 감축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중국의 전력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석탄화력 의존 구조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여전히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정책적 지원과 기술적 혁신이 병행되지 않으면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배출 정점 달성 여부와 별개로, 탄소강도 감축 목표의 달성 실패는 산업·에너지 정책에서 강력한 구조조정 압박을 가져올 수 있다”고 평가한다.
향후 15차 5개년 계획(2026~2030)에서는 저탄소 전환과 재생에너지 확대, 산업 구조 조정이 핵심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일부 지방 정부는 풍력·태양광 발전 설치 최소 가격 등 구체 정책을 마련 중이며, 2025년 말까지 신규 발전량 집계와 설비 가동률에 따라 실제 배출량 변화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와 중국의 기후 전략
국제사회에서는 중국의 배출 추이가 주목받고 있다. COP30이 브라질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중국은 공식 정상급 참석은 하지 않았지만, 재생에너지·산업 감축 성과를 기반으로 국제 협상에서 발언권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배출 정체를 유지하며 기술·정책 솔루션을 공유할 경우, 글로벌 기후 목표 달성에도 긍정적 신호가 될 수 있다”라고 전망한다.
중국의 18개월 배출 정체는 재생에너지 성장, 산업 구조 변화, 전기차 확산 등 복합 요인이 맞물린 결과다. 다만, 석탄발전 의존 구조와 화학·산업용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인해 연간 배출 변동 가능성이 존재하며, 탄소강도 감축 목표 달성은 불확실하다. 향후 15차 5개년 계획과 국제 협력 전략이 중국의 배출 경로와 글로벌 기후 목표 달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