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베네수엘라 내 비밀작전 수행”…트럼프, 공식 확인 파장
미군, 카리브해서 ‘마약 운반선’ 폭격…27명 사망
마두로 “라틴아메리카는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
미 의회 “의회 승인 없는 군사행동은 명백한 월권”
인권단체 “초법적 살상…국제법 위반 소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앙정보국(CIA)에 베네수엘라 내 비밀작전을 허가했다고 공식 확인하면서,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최근 미군이 베네수엘라발 마약 운반선으로 추정되는 선박을 폭격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 작전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사에서 중앙정보국(CIA)이 베네수엘라 내에서 비밀작전을 수행하고 있음을 직접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가지 이유로 허가했다”며 “첫째, 베네수엘라가 죄수들을 미국으로 보냈고, 둘째, 대량의 마약이 바다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상’을 살펴보고 있다”며 향후 육상 작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는 최근 미국 군이 카리브해에서 마약 밀매 선박으로 지목된 선박 5척을 공습해 최소 27명을 사살한 이후 나온 발언이다. 해당 선박 중 4척은 베네수엘라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CIA의 쿠데타 개입 반대” 반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같은 날 TV로 중계된 평화위원회 회의에서 “CIA가 라틴아메리카에서 계속 쿠데타를 일으키고 있다”며 “우리는 더 이상 그들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리비아에서의 실패한 전쟁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며, “카리브해와 남미에서의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어로 “Not war, yes peace(전쟁이 아니라 평화)”라고 외치며 “미국 국민들이 평화를 지지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베네수엘라 외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명백히 위반한 발언”으로 규정하고, 각국이 이를 규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 반발…“의회 승인 없는 전쟁행위” 비판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초 마약 카르텔을 ‘불법 전투원’으로 규정하고, 미국이 사실상 그들과 ‘무력 충돌 상태’에 있다고 선언했다. 이 조치로 인해 미 의회에서는 초당적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인 진 샤힌 의원은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또 다른 전쟁을 시작하려 한다”며 “CIA의 비밀작전과 해상 폭격, 지상 작전 가능성은 명백히 위험한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은 행정부가 또 다른 분쟁에 미군을 투입하려 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의회에 제출된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격받은 선박이 실제로 마약을 운반했다는 구체적 증거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SNS에 게시한 영상 외에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전했다.


“마약 단속 30년 실패…이제는 미사일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해상 단속 방식의 한계를 지적하며 “우리는 30년 동안 단속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쾌속정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미사일보다 빠르지는 않다”고 말했다. 인권 단체들은 이번 미군의 공습이 국제법을 위반하고 초법적 살상 행위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정권 전복을 염두에 둔 군사적 개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을 강화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의 행보를 “주권 침해”로 규정했으며, 카리브해 일대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