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셧다운 속에서도 백악관서 할로윈 행사 열어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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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11-01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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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025-11-07 1:30

트럼프, 셧다운 속 백악관서 ‘할로윈 축제’ 강행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어린이들에게 사탕 선물
정부 마비에도 “행사는 예정대로” 전통 유지 강조
아시아 순방 직후에도 강행한 여유 행보
가을빛 단장한 백악관, 웃음 속 정치적 긴장 감돌아

미 배악관 트터 (2025.11.0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10월 31일(현지시간)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할로윈 행사를 열고 수백 명의 어린이와 가족들을 맞이했다. 이날 행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6일간의 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열렸다. 정부가 30일째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간 가운데서도 백악관의 전통적인 할로윈 축제는 예정대로 진행됐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잔디밭에 모습을 드러냈다. 배경음악으로는 마이클 잭슨의 대표곡 ‘스릴러’의 오케스트라 버전이 흘러나왔다. 두 사람 모두 별다른 복장은 하지 않았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평소처럼 남색 정장에 붉은 넥타이, ‘USA’ 문구가 적힌 빨간 모자를 썼다. 멜라니아 여사는 주황색 원피스 위에 갈색 코트를 걸쳤다.

미 백관 트위터 (2025.11.01)

두 사람은 대통령 문장이 새겨진 상자에 담긴 초콜릿과 트위즐러스 사탕을 아이들에게 나눠주었다.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줄을 서 백악관 진입로를 따라 길게 늘어섰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줄이 참 길다. 거의 새로 짓는 무도회장만큼 길다”고 농담을 던졌다. 행사장 주변은 현재 진행 중인 백악관 신축 무도회장 공사로 인해 일부 임시 벽으로 가려져 있었고, 멀리에는 불도저 한 대가 세워져 있는 모습도 보였다. 백악관 외벽은 가을 분위기에 맞춰 주황색과 붉은빛 국화, 낙엽 장식 등으로 꾸며졌으며, 발코니로 이어지는 계단에는 조각한 호박들이 줄지어 놓였다.

이번 행사에는 군인 가족과 백악관 직원 자녀들이 주로 초청됐다. 카롤라인 레비트 백악관 대변인은 호박 복장을 한 어린 아들과 함께 참석했고, 전 백악관 보좌관 케이티 밀러는 해골 복장을, 남편이자 백악관 부비서실장인 스티븐 밀러는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들은 거미 인간, 캡틴 아메리카, 발레리나, 요정, 레프리콘 등 다양한 복장을 하고 나타났다. 일부 아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흉내 낸 정장 차림에 ‘미국’ 모자를 쓰기도 했고, 한 소녀는 멜라니아 여사를 연상시키는 흰색 코트를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을 선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며 웃음을 보였다. 한 아이가 바지를 내리고 앉은 채 ‘와이드 로드’라고 적힌 모형 변기를 착용한 장난기 가득한 복장을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귀엣말로 농담을 던지며 즐거워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 내 일부 유통업체와 소비자들은 올해 할로윈 의상 가격이 오르고 물량이 줄었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날 백악관 행사장 분위기는 밝고 화기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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