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누가 임대를 방어해 주겠나”…그린란드 인수, 군사력·관세 부과는 배제

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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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6-01-2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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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026-01-22 19:51

트럼프, 그린란드 인수 협상 재개 요구
관세·군사력 사용은 배제…“단지 소유권 필요” 강조
나토·유럽 겨냥, 미국 부담만 강조
경제 성과 과시·재생에너지 비판
캐나다·유럽 지도자들 직접 겨냥

트럼프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나토 사무총장 마크 루터와 그린란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출처: 미 백악관 공식 계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그린란드의 미합병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며, “군사력을 사용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은 그린란드 인수를 위해 즉각 협상을 재개하길 원한다”며, “강제력을 쓰고 싶지 않다. 단지 미국이 요청하는 것은 그린란드라는 장소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의하면 감사히 여기겠지만, 거절하면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번 요구를 정당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없었다면 지금 여러분은 독일어나 일본어를 사용했을 것”이라며, 덴마크가 독일에 단 6시간 만에 점령된 사실을 상기시키며 미국 개입이 큰 비용을 치른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만이 이 거대한, 방어되지 않은 섬을 방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리스(lease)’로 방어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누가 라이선스 계약이나 임대를 방어하고 싶겠는가?”라고 말했다. 다만 연설 중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를 혼동하며 “아이슬란드 때문에 주가가 떨어졌다”고 언급했지만, 실제 시장 하락은 유럽 8개국에 대한 관세 위협 때문이었다.

그린란드는 미국, 러시아, 중국 사이 전략적 요충지로, 트럼프는 이곳에 미사일 방어망 ‘골든 돔’을 설치할 계획을 언급하며 “소유권이 있어야 방어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최근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작전에서 공개되지 않은 미국 군사 능력이 러시아와 중국 무기를 무력화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NATO)가 미국의 그린란드 요구를 위협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나토 사무총장은 훌륭하다”고 언급하고, 네덜란드 마크 루터 총리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미국이 나토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나토를 위해 100% 힘을 쓰지만, 그들이 우리를 위해 그럴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연설 후반에는 미국 내 경제 성과를 강조하며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비판했다. 그는 “유럽에는 풍력 발전기가 많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며, 화석연료 활용을 주장했다. 또한 민주당 전임 대통령 조 바이든 시절에는 미국이 ‘죽은 나라’였으나, 현재는 ‘경제가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도착 시 항공기 고장으로 일정이 지연됐지만, 연설에는 늦지 않게 참여했다. 최근 유럽 8개국에 대한 관세 위협은 이번 포럼의 주요 논의 주제로 떠올랐다.

한편 캐나다 총리 마크 카니는 연설에서 중견국들의 단결을 촉구하며 “우리가 테이블에 없으면 메뉴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캐나다는 미국 덕분에 존재한다. 다음 번 발언할 때 기억하라”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연준 전 의장 제롬 파월, 소말리아 출신 하원 의원 일한 오마르 등을 언급했으며,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는 “매우 좋은 관계”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자신의 독일·스코틀랜드 혈통을 강조하며, 유럽의 이민·문화 정책을 비판하는 발언도 했다.

통계 전문 사이트 스태티스타가 집계한 북극권 군사기지 분포 현황. 러시아가 북극 연안을 따라 다수의 군사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캐나다·노르웨이 등 나토(NATO) 국가들도 북극 전역에 기지를 분산 배치한 모습이 나타난다. 이러한 군사력 분포는 북극을 둘러싼 미·러 간 전략 경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설은 군사력 사용을 배제했음에도 유럽 지도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나토 내부 균열 가능성을 지적하는 등 국제 사회에 일정한 파장을 남겼다.

하지만 북극 지역의 군사력 분포 현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를 일정 부분 뒷받침한다. 2024년 기준, 러시아는 북극권에 32개의 상시 군사 기지를 운영하며, 일부 기지는 최대 150명의 지상 병력을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노르웨이는 15개, 미국은 10개, 캐나다 8개, 덴마크 3개(그린란드), 아이슬란드 1개 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비록 NATO 회원국 전체로 보면 러시아보다 5개 더 많지만, 러시아는 북극 연안 국가 중 가장 많은 인구와 광대한 영토를 보유하며, 지난 수년간 475개 이상의 군사시설을 북부 국경에 구축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중국은 북극을 전략적 영향력 확장의 대상으로 보고 ‘극지 강국(polar great power)’ 목표를 추진하며 과학 기지, 쇄빙선 운용, 러시아와의 공동 순찰 등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연설 직후 트위터를 통해, 나토 사무총장 마크 루터와의 회의를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북극 지역을 포함한 미래 협상 틀을 마련했으며, 2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던 유럽 8개국 관세 부과를 배제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린란드 관련 미사일 방어망 ‘골든 돔’ 계획에 대한 추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 사진출처: 미 백악관 공식 계정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연설 직후 트위터를 통해, 나토 사무총장 마크 루터와의 회의를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북극 지역을 포함한 미래 협상 틀을 마련했다고 밝히며, 2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던 유럽 8개국 관세 부과를 배제 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린란드와 관련된 미사일 방어망 ‘골든 돔’ 계획에 대한 추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트럼프의 그린란드 요구와 관세·군사적 압박이 유럽 동맹국들 사이에서 강한 비판을 불러왔다고 전했다. 프랑스, 벨기에 등 지도자들은 이를 “규칙 없는 세계로의 전환” 또는 “적대적 행위”로 평가했으며, 캐나다와 EU는 독자적 외교·무역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일부 공화당 의원은 군사적·경제적 압박이 불필요했다고 지적했고, 민주당은 향후 동맹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더 가디언은 이번 사건이 트럼프 행정부의 유럽 정책에 대한 국제적 불확실성을 드러냈으며, 향후 미국 지도자가 동맹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그린란드와 관련한 트럼프의 발언이 나토 내부 긴장을 높이고 있으며, 일부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압박을 우회하는 독자적 외교·방위 전략을 모색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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