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3회 연속
파월 의장 “추가 금리 인하 여부는 고용·물가 추이에 달려”
위원회 내 의견 분열, 6년 만에 최대 이견
한국 수출·제조업 회복 기대, 금융시장 안정 영향
S&P 500 지수 0.7% 상승, 여행·항공주 강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며 3.6%로 조정했다. 이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3회 연속 금리 인하다. 연준은 이번 조치 후 당분간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내년에는 한 차례만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최근 2년간 여섯 차례 금리를 내린 만큼 이제는 고용과 물가 상황을 지켜볼 시점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가 경제를 제약하지도, 자극하지도 않는 중립 수준에 근접했다고 설명하며, 추가 인하 가능성은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라이언 스위트 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뚜렷하게 약화돼야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결정에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명의 위원 중 세 명이 반대표를 던졌으며, 이는 지난 6년간 가장 많은 이견으로 기록됐다. 캔자스시티 연은 제프리 슈미드 총재와 시카고 연은 어스턴 굴스비 총재는 금리 동결을, 스티븐 미란 위원은 0.5%포인트 인하를 지지했다. 연준 내 의견 분열은 고용시장 회복과 2% 목표 인플레이션 유지 사이 균형을 두고 나타났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이 통계상보다 더 약할 수 있다며, 4월 이후 월평균 4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추가됐다는 정부 통계가 실제로는 일자리 감소를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상당한 하방 리스크를 안고 있다”며 “사람들은 자신의 일자리를 걱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이번 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등 차입 비용을 낮추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으며, 일부 물가 상승은 2022~2023년의 높은 비용 구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파월 의장은 내년 초 일부 기업이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서 물가가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금리 인하 폭이 충분치 않다고 비판하며, 파월 의장 후임으로 케빈 하셋 또는 케빈 워시를 지명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새 연준 의장은 더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 발표 후 뉴욕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S&P 500 지수는 0.7% 오르며 10월 사상 최고치 근처에서 마감했다. 파월 의장은 소비자 지출이 견조하고 기업들의 인공지능 투자도 지속되고 있다며, 노동생산성 향상이 물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경제 성장을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임기 동안 연준을 떠날 때 경제가 안정적이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조절되며, 노동시장이 강하게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 금리 인하는 한국 경제에도 여러 측면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글로벌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의 수출과 제조업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전자, 기계, 화학 제품 등 해외 최종 수요에 민감한 산업은 대미 수출 증가가 가시화될 수 있으며, 달러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거나 원화가 다소 강세를 보일 경우, 수입 원자재 가격 부담이 완화돼 제조업 투자와 내수 여력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긍정적 요인과 함께 리스크 요인도 존재한다. 원화 강세가 과도할 경우 수출 경쟁력이 일부 약화될 수 있으며, 미국 금리 인하가 곧바로 글로벌 수요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거나 지정학적·공급망 불안 등이 맞물리면 기대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외국인 자본 유입이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으나,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에 따라 빠르게 유출될 위험도 있다. 결국 이번 금리 인하는 한국 경제에 수출 회복, 금융시장 안정, 기업 투자 여력 확대 등 복합적 효과를 줄 수 있지만, 환율과 글로벌 수요 흐름을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