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모 2척·F-22 전개… 협상 압박인가 선제 타격 신호인가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 하루 2,000만 배럴 공급망 시험대
미·이스라엘 공조 강화… 군사행동 ‘시점’ 조율 관측
유가 조건부 급등 시나리오… 시장은 아직 확전 배제
초기 대응이 분수령… 제한적 충돌 vs 확전 갈림길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2026년 2월말 현재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국제사회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중동에는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과 제럴드 R. 포드함을 포함한 2개 항모전단과 수십 척의 군함, 약 1만5,000명의 추가 병력이 배치돼 있으며, 이는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군 증강이다. 이란은 핵 시설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경제가 급격히 악화됐으며, 2026년 1월 전국 시위 강경 진압 이후 정치적 기반도 흔들리는 상황이다.
로이터와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2026년 2월말 현재 미국은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과 제럴드 R. 포드함을 중심으로 한 2개 항모전단을 중동에 전개 중이다. 에이브러햄 링컨 전단은 1월 26일부터 북아라비아해, 이란 해안 남쪽 해역에 배치됐으며, 미 해군 제5함대 작전구역에서 전투 출격과 해상 감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2월 3일에는 이란 혁명수비대 소속 샤헤드 139 무인기가 항모에 접근했다가 격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전력은 더욱 증강됐다. 미 국방부는 두 번째 항모전단의 전개 준비를 앞당겼고, 제럴드 R. 포드함은 현재 그리스 크레타섬 수다만에 위치한 미 해군 기지에 도착했다. 해당 전력은 중동 지역 대규모 병력 증강에 합류하기에 앞서 기항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제럴드 R. 포드함은 구축함 마한함과 함께 약 나흘간 머물며 연료 보급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은 레바논 주재 자국 대사관에서 비필수 인력을 대거 철수시킨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는 미국이 향후 수일 내 이란에 대한 잠재적 군사 행동 가능성에 대비해 군함과 전투기를 중동 지역에 배치한 상태이며, 이에 따른 안전 조치로 레바논 베이루트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을 통해 수십 명의 외교 인력을 출국시켰다. 대략 30~50명의 대사관 직원이 레바논을 떠난 것으로 추산된다.
미 중부사령부 관할 구역에는 약 12척의 수상 전투함이 집결했으며, 바레인에 배치된 연안전투함 3척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2월 17일에는 미국 본토 랭글리 공군기지를 출발한 F 22 랩터 스텔스 전투기 6대가 영국 레이큰히스 기지를 거쳐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로 이동하는 장면이 공개 추적 자료를 통해 포착됐다. 분석에 따르면 이는 2025년 6월 미 공군 B 2 스피릿 폭격기와 함께 이란 포르도·나탄즈 핵시설을 타격하기 직전과 유사한 전개 양상이다.
미국의 안보 전문 싱크탱크 디펜스 프리오리티스가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재개된 협상과 관련해 “협상은 핵 문제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번 군사 집결이 제네바에서 진행 중인 핵 협상에서 이란을 압박하는 동시에, 협상 결렬 시 즉각적인 타격 옵션을 확보하기 위한 이중 목적을 지닌 것으로 평가했다. 일부 미군 부대는 철수 예정이었으나 순환 배치가 연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026년 1월 이란의 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 재건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보수 싱크탱크의 위협 분석 프로젝트는 2월 2일, 이스라엘이 미국에 이란의 탄도미사일 생산 시설, 특히 파르친과 샤흐루드 단지를 타격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전했다. 해당 시설에서는 고체연료 미사일 생산에 필수적인 장비 재건이 위성사진으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현재 미·이스라엘 간 조율에서 군사행동 여부가 아니라 시점이 논의되고 있다는 서방 소식통의 발언도 인용했다.
미국의 국가이익 측면에서 군사행동 검토 배경으로는 ▲핵 확산 방지 ▲억지력을 통한 역내 안정 유지 ▲강압적 외교의 신뢰성 확보 등 세 가지가 제시됐다.
2025년 6월 작전은 이란 핵시설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지만,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과 핵 기술 인력, 일부 미공개 시설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이란이 농축을 재개할 산업적 역량과 지식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위성사진에서는 미사일 시설 복구가 가속화되고 있는 반면, 핵시설 복구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6년 2월 기자들에게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려 한다면 다시 타격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제럴드 R. 포드함 배치에 대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보도됐다.
에너지 안보도 핵심 변수로 지목됐다. 미 의회 조사국과 에너지 분석 기관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27%에 해당하는 하루 약 2,000만 배럴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최근 이란 혁명수비대는 해협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며 일부 구역을 일시적으로 폐쇄했고, 필요할 경우 전면 봉쇄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국내 정치적 계산도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중반기에 접어들며 강경 이미지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시에 그는 협상을 통한 ‘역사적 합의’라는 정치적 성과를 선호하는 거래적 접근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스라엘은 단기적으로 자국 방공망을 압도할 수 있는 이란의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 복원을 차단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중기적으로는 농축 재개를 허용하지 않는 강경한 합의 틀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는 향후 파급효과를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눠 분석했다.
첫째, 미국 국내 정치에서 군사작전이 제한적 목표를 달성할 경우 행정부는 성과를 주장할 수 있지만, 인명 피해나 유가 급등이 발생할 경우 정치적 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했다.
둘째, 국제질서 측면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유엔에서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며, 이미 호르무즈 해협에서 삼국 합동 해상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걸프 국가들은 군사행동에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셋째, 유가 영향과 관련해 분석기관들은 이란 수출이 전면 중단될 경우 2026년 4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배럴당 91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걸프협력회의 국가들의 수출이 20~30%만 감소해도 배럴당 80~100달러 수준 급등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의 수출 통로이기도 해, 이란 단독 수출 중단을 넘어 역내 전체 공급망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 역시 최근 배럴당 80~100달러 수준 급등 가능성을 제기했었다.
이와관련해 현재 국내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전체 원유 수입의 약 68%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는 중동산 원유다. 2025년 기준 하루 약 170만 배럴에 달하는 이 물량은 해협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국내 원유 공급 안정성에 즉각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전략비축유를 통해 약 206.9일치 분량을 확보하고 있어 단기적 충격 대응에는 유리하지만, 공급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수입 원유 가격 상승, 무역수지 악화, 정유업계 원가 부담 증가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정부와 업계가 경고하고 있다.
넷째, 역내 안보 환경은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란의 대리 세력이 약화됐지만 완전히 제거되지는 않았으며, 예멘 후티 반군 등은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비대칭적 보복이 확산될 경우 해상 운송과 에너지 인프라가 장기적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체제 변화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군사적 개입이 민주적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이라크 전쟁 사례에서 이미 반박됐다고 밝혔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은 막대한 비용과 인명 피해를 초래했지만,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는 결과를 낳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공개적으로 정권 교체를 언급하는 것은 핵 협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만약 협상이 실패하더라도 미국은 군사적 충돌로 확대하기보다 대결에서 물러나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본토에 대한 즉각적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병력의 생명을 걸고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전쟁을 감행하는 것은 전략적 합리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열려 있고 제네바 협상도 진행 중이지만, 항모 2척과 스텔스 전투기 이동 등 군사적 지표들은 중대한 결단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최종 결과는 무기 체계가 아니라 이를 사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지도부의 전략적 판단에 달려 있다고 결론지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이 개입한 중동 분쟁은 초기 국면에서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며 전면전 우려를 키워왔지만, 실제 전개는 제한적 타격에 그치거나 단기간 내 관리된 사례가 반복됐다. 지난해 미군이 이란 핵시설에 벙커버스터를 투입했을 당시에도 공격 직전까지 확전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작전 이후 추가 전쟁이나 구조적인 원유 공급 차질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같은 전례는 금융시장에도 일정한 학습 효과를 남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사적 수사와 전력 이동 자체보다 실제 수송 차단이나 수출 감소 여부가 가격을 좌우한다는 인식이 강화됐다는 것이다. 보고서들이 제시한 유가 급등 전망 역시 이란 수출 전면 중단이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조건부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다. 현재 유가가 하락하고 증시가 상승하는 흐름은, 시장이 아직 그 조건이 현실화됐다고 보지 않고 있음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번에도 미국은 최대 규모의 공군·해군 전력을 중동에 집결시켰지만, 이미 철수할 명분은 없는 상황이다. 이란은 내부적으로 경제난과 정치적 불만으로 촉발된 시위가 대학생을 중심으로 다시 격화하며 전국 주요 도시에서 정부 규탄과 체제 비판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대, 친정부 세력, 보안군 간 충돌이 발생하며 정권에 대한 불만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어, 이러한 내부 불안은 이란 지도부에 별도의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미국은 제한적 군사행동 옵션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전개는 이란의 대응 방식과 그 지속 가능성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란은 2,000기 이상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전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발사 플랫폼 상당수가 손실된 것으로 평가돼 실제 운용 역량은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이 지상군 투입 없이 공중·해상 전력 중심의 타격을 선택할 경우, 제공권과 제해권을 장악한 미군에 대해 이란이 대칭적 군사 대응을 전개하기는 구조적으로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결국 분쟁의 향방은 초기 타격 이후 이란의 대응 강도와 확산 범위를 둘러싼 ‘짧은 시간 창’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구간에서 충돌이 관리되느냐, 확전으로 비화하느냐가 전쟁의 성격을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