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공장 착공, 리비안의 도약 발판
리비안 조지아 애틀랜타 공장 착공 소식에 5.29% 주가 상승
대량 생산으로 수익성 확보 목표
둔화된 전기차 시장 속 경쟁 심화
주민 반발과 정책 지원, 도전 과제 산적

미국에서 전기차 공장을 세우기에는 최악의 시기처럼 보이지만, 리비안(Rivian) 경영진은 조지아주에서 50억 달러(약 6조 8,975억 원) 규모의 공장 착공을 시작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리비안은 지난해 자금난으로 조지아 공장 공사를 일시 중단했으나, 폭스바겐으로부터 58억 달러(약 8조 원) 투자를 유치하고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66억 달러(약 9조 1,000억 원) 대출을 확보하면서 착공을 재개할 수 있었다.
착공 소식이 전해진 직후 리비안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하루 만에 5.29%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캘리포니아 기반의 적자 기업인 리비안은 2025년 9월 16일 화요일, 애틀랜타 동쪽 약 70km(약 45마일) 떨어진 소셜서클 인근 2,000에이커(약 800헥타르) 부지에서 장기간 지연된 공사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기차 세액 공제를 축소한 가운데, 오는 9월 30일부터는 구매자들이 최대 7,500달러(약 1,035만 원)의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앨런 호프만 리비안 최고정책책임자는 “우리는 연방 세액 공제를 기반으로 회사를 세운 것이 아니다. 전기차를 환경이나 세금 혜택 때문이 아니라, 제품 자체의 우수성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조지아 공장, 대량 생산과 수익성의 핵심
2021년 처음 발표된 조지아 공장은 리비안의 수익성 달성에 핵심 역할을 할 전망이다. 현재 회사는 일리노이주 노멀 공장에서 고급 R1T 픽업트럭과 R1S SUV, 아마존 등 고객을 위한 배송용 밴을 생산 중이다. R1T 가격은 71,000달러(약 9,790만 원)부터 시작한다.
내년부터 일리노이 공장은 소형 R2 SUV를 생산할 예정이며, 가격은 45,000달러(약 6,208만 원)부터 시작된다. 확장된 공장은 연간 21만 5,000대 생산 능력을 갖출 수 있다. 만약 R2가 성공하고 R3까지 생산된다면, 더 많은 생산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조지아 공장은 2028년부터 연간 20만 대를 생산할 수 있으며, 2단계 확장을 통해 추가 20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예상 배송량 4만~4만6,000대에서 크게 증가하는 규모다.
SBD 오토모티브 북미 자동차 연구 담당 알렉스 오일러는 “리비안에게 지금은 ‘성패 기로’다. 테슬라 사례에서 보듯 수익성의 핵심은 규모이며, 최소 7만 달러(약 9,656만 원)짜리 차량으로는 규모를 키울 수 없다. 따라서 조지아 공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의 도전
미국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코크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전기차 판매는 1.5% 증가에 그쳤다.
리비안의 조지아 공장과 현대자동차의 조지아 공장은 모두 미국 남동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생산하는 차량의 종류와 가격대가 달라 직접적인 경쟁 구도라기보다는 각자의 시장 세그먼트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다만 공급망과 인력 확보 측면에서는 일부 간접적인 경쟁 요소가 존재한다.
이 기간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판매의 약 45%를 차지했으나, 점유율은 점차 감소 중이다. GM은 13%로 상승했으며, 리비안은 3%에 불과하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리비안이 스타트업 중 가장 성공적인 전기차 기업이다.

리비안은 초기 전기 픽업·SUV 수요를 공략했지만, 이제 경쟁에는 포드 F-150 라이트닝, 전기 쉐보레 실버라도 등이 포함된다.
2021년 상장 이후 주가는 80% 이상 하락했으며, 올해 상반기 16억 6,000만 달러(약 2조 2,911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한편, 일부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 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스텔란티스는 라무 전기 트럭 프로그램을 취소했고, 포드는 테네시 신규 공장 생산을 연기했으며, GM은 디트로이트 교외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 계획을 철회했다. 이는 전기차 수요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되거나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당초 계획을 조정한 것으로, 스타트업인 리비안에게는 시장 점유 기회가 생기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기존 기업의 전략 변화에 따라 경쟁 환경이 다시 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 내 일부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공장 증설을 철회하거나 생산을 연기함에 따라, 미국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에도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일본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차량은 15%, 한국에서 수출하는 차량은 25%의 관세가 부과되므로 가격 경쟁에서 불리하지만, 미국 내 공장을 둔 일본·한국 차량은 관세 부담이 없고 미국 정부 세액 공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반면, 기존 미국 완성차의 생산 축소로 공급량이 줄어들면, 희소성으로 일부 모델 가격이 상승하고 스타트업이나 미국 내 생산 해외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기존 완성차가 생산을 재개하면 경쟁 환경이 다시 급격히 변화할 수 있으며, 가격 경쟁력, 기술력, 생산 능력, 정책 활용 여부가 최종 승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지아 지역의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들은 숙련 인력 확보라는 새로운 도전에도 직면해 있다. 최근 현대·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서 한국인 등 외국인 근로자 300명 이상이 미국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되면서 일부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역 내 숙련 노동력 공급이 불확실해졌으며, 리비안 조지아 공장 역시 고용 계획과 생산 일정에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인력 수급 불안정이 공장 가동률, 생산 효율, 채용 비용 등 운영 전반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며, 정부 인센티브 활용과 계획된 생산 목표 달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지아주 인센티브와 지역 반발
조지아주는 7,500개 일자리 창출을 조건으로 리비안에 15억 달러(약 2조 6,192억 원)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직원 평균 연봉은 최소 5만6,000달러(약 7,725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
공장은 부지 구입과 도로 개선 등으로 이미 1억7,500만 달러(약 2,414억 원)를 지출했다.
조지아 공화당 주지사 브라이언 켐프는 리비안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공장이 농지 인근에 들어서고 지하수를 오염시킬 것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다. 주민 에디 클레이는 “평생 이곳에서 은퇴할 계획이었는데, 이 큰 프로젝트가 내 집 바로 옆에 들어온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리비안은 관세, 세액 공제 축소로 인한 수익 감소, 저가 중국산 전기차 위협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호프만 최고책임자는 “우리는 장기적으로 경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기업이 얻는 전략적 시사점
이번 리비안 조지아 공장 착공 소식은 글로벌 전기차 산업과 북미 시장 전략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리비안과 현대차 공장은 차종과 세그먼트가 달라 직접 경쟁은 제한적이지만, 북미 전기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간접 경쟁 요소가 존재한다.
한국 기업들은 해외 공장 설립과 생산 확대, 장기 수익성 확보, 정부 정책과 인센티브 활용, 외부 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전략적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스타트업과 기존 완성차 기업 간 협력 사례는 글로벌 기술 공유와 부품·배터리 협력 기회에 대한 참고가 된다.